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431)
복숭아나무 (20)
미국 사정 (22)
세계의 창 (25)
잡동사니 (26)
과일나무 (285)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부자'에 해당되는 글 2건
2025. 2. 17. 16:32

Rachel Sherman. 2017. Uneasy Street: The Anxieties of Afflue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58 pages.

저자는 사회학자이며, 이 책은 미국 뉴욕에 사는 부자들 50명을 심층 인터뷰하여, 계급과 불평등에 대한 그들의 자의식을 분석한다. 부자들은 자신의 부와 풍족한 삶에 대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감정(anxiety)을 지니고 살아간다. 자신의 부와 자신의 풍요로운 삶 affluent life 이 도덕적으로 정당(deserving, legitimate)하다고 스스로에게 설득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돈 때문에 항시 염려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자신들만이 엄청난 부를 누리며 풍요롭게 산다는 것은 편안한 느낌일 수 없다. 자신들이 그렇게 사는 것에 대한 도덕적 정당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중산층의 나라라는 이념이 지배하며, 근래 미국 사회에서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미국의 부자들은 더욱 더 자신들의 예외적인 삶을 정당화할 필요가 커졌다.

부자들은 세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부와 풍요로운 삶을 정당화한다. 첫째, 자신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working hard 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므로 그만한 부를 누릴 자격 deserving 이 있다는 생각이다. 미국에는 업적주의 meritocracy 가 지배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여 번 돈과 그 결과 누리는 풍요로운 삶에 대해서는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둘째, 지나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소비한다 disciplined consumption 고 생각한다. 자신들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합리적으로 절제하며 살아가는 것이지, 사회의 편견과 달리 지나치게 사치하며 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삶에 꼭 필요한 것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며 사는 삶에 대해서는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셋째,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giving back 고 생각한다. 기부, 자원봉사, 자신의 직업 생활을 열심히 함, 등의 수단을 통해, 자신의 부와 재능을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일', '합리적인 소비', '사회에 돌려줌'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며, 사회 일반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여하간 그들은 스스로에 대해 이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자신의 풍족한 삶은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자기합리화한다.

부자들이 자신의 부와 풍요로운 삶에 대해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들이 실제 행위에서 풍요를 희생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그들의 자녀가 풍요한 삶에 대해 '당연시하는 특권의식 'entitled' 을 가질 것을 경계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일년에 두차례 이상 장기 휴가 여행을 가고, 비싼 비즈니스 석이나 전세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며, 교외에 별장을 가지고 사는 생활은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그러한 삶이 가져다주는 안락과 행복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요컨대 그들은 돈이 가져오는 안락함을 누리는데 인색하지 않다. 그들은 비용에 대한 염려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하려고만 하면 더 많은 돈을 쓰며 생활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섬처럼 자신들만 돈을 풍족하게 쓰며 풍요롭게 살려면 조심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부와 풍요로운 삶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피한다. 다른 사람들, 심지어 자신의 형제들에게 조차 그들이 풍요롭게 사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자신과 같은 계급의 사람이 아니면, 자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는다.

이책은 부자들의 삶과 사고 방식에 대해 그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채집한 드문 책이다. 심층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것이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생생함은은 크지만, 내용의 중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인터뷰 표본의 대부분이 가정주부이며, 상대적으로 리버럴한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읽어야 한다. 표본이 남성 가장이며, 보수주의자들이었다면, 자신의 부와 풍요로운 삶에 대해 이 책에 나온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복숭아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0) 2025.02.28
감정의 힘  (0) 2025.02.20
소리의 세계  (0) 2025.02.08
물질주의의 댓가  (0) 2025.01.29
주변 세상의 화학적 관찰기  (0) 2025.01.20
2020. 3. 12. 16:14

Rachel Sherman. 2017. Uneasy Street: the anxieties of afflue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37 pages.

저자는 사회학자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부유한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읽는 연구를 한다.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와 부유한 생활에 대해 불편한 감정(anxiety)을 안고 산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그녀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뉴욕시에살며 년소득이 최소 5억이 넘고 재산이 수십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상위 1%이내에 드는 사람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어디에 관심의 지향을 두고 있는지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뉘는데, 자신보다 상위에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와 생활 방식이 특별하지 않으며 보통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생활이 더 부자인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점을 의식하면서 이를 마음에 걸려한다. 반면 자신보다 하위에 있는 사람들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와 생활이 중류층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의식한다. 이들은 자신이 부유하다는 것을 의식하며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에 감사한다. 후자는 주로 중류층 배경으로부터 상승한 경우에 많다. 두 집단 모두 자신의 엄청난 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부를 드러내거나 이를 암시하는 어떤 상황도 회피하려 한다. 그 결과 이들은 자신과 계급적으로 이질적인 사람이 자신이 고용한 사람이 아닌한, 이들과 접촉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가 정당하다는 것을 자신과 상대에게 설득하는데 노력을 많이 들인다. 미국은 평등주의 가치관이 뿌리 깊고, 근래에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자신의 부와 삶의 방식에 대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의 부와 생활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부모로 부터 부를 물려받은 경우, 이러한 이유가 통하지 않지만 여전히 자신은 열심히 바쁘게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자들은 자신의 소비생활이 '보통'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족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데 돈을 쓴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돈을 많이쓰기는 하지만, 여전히 삶에 꼭 필요한 것을 사는 데 쓴다고 상대와 자신을 설득한다. 물론 그들이 삶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만.

부자들은 자신이 운이 좋았으며 혜택받은 삶을 산다는 것을 항시 의식한다. 주위에 보통 사람들의 감정을 거슬리지 않도록 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부가 티나게 보이지 않도록 하며, 시기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피하며, 일하는 사람을 대등하게 대접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가능성은 적지만, 자신의 부가 없어질 수 있고, 높은 보수를 받는 직장을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다.

부자들은 자신의 자녀가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면서, 자신들의 생활이 특별하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싶어한다. 자신의 자녀가 보통 사람들의 삶에 관해 알도록 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부자들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보내고 부자 자제들의 동질적인 그룹에서 성장시킨다. 부가 가져오는 이점이 자녀의 성장과 사회 진출에 플러스가 되도록 하는데 노력한다.

부자들은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주도적으로 밥을 사려 하며, 대다수가 자원봉사나 자선단체 활동을 한다. 그러나 사회의 불평등이나 사회악을 고치는 데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의 돕는 활동은 그들의 삶에서 주변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다. 그들의 남을 돕는 활동은 대체로 자신들에게 간접적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거나, 자신이 졸업한 학교나 지인이 참여하는 단체에 기부하는 식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정책에 반대한다.  

부자 가정의 여성들은 자신의 부유한 생활이 배우자의 돈에 의지한다는 것을 의식하며 산다. 그녀의 남편은 부인의 소비생활을 통제하며, 그녀의 집안을 챙기는 일은 남편에게 대단하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부인은 자신의 개인적인 용도의 소비는 남편에게 감추거나 낮추어 말한다. 부인이 자신의 물려받은 유산으로 부자 생활을 하거나, 혹은 자신의 직업 소득이 남편보다 높은 경우에만 부인은 자신의 소비 생활에 대해 남편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이 책은 부자들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있는 좋은 기회이다. 인터뷰 자료를 많이 인용하기에 반복적인 부분이 많아 읽다보면 지루하다. 부자집 가정의 부인을 주로 인터뷰 했기에, 실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남성 가장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반쪽짜리 연구이다. 부자집 가정의 부인은 이들의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이므로, 부가 수반하는 권력을 부수적으로만 누리고 있다. 부자들이 말로 드러내는 생각과 실제의 행위에 차이가 클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부자들은 자신의 엄청난 부에 불편해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데 열심이기 때문이다.

 

'과일나무 > 감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상층이 문제다.  (0) 2020.03.19
임시직의 세상이 오고있다  (0) 2020.03.18
진화론을 인간사에 적용한다면  (0) 2020.03.11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0) 2020.03.07
군중의 지혜  (0) 2020.03.04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