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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에 해당되는 글 2건
2021. 2. 26. 17:37

Charles Goodhart and Manoj Pradhan. 2020. The Great Demographic Reversal: Ageing societies, waning inequality, and inflation revival. Palgrave Macmillan. 218 pages. 

저자는 영국의 경제학자들로, 이 책은 선진국에서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미래의 경제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국은 제2차 대전이래 1970년대까지 경제활동연령이 증가하면서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베이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접어들고 저축과 투자가 감소하며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경제활동인구가 젊은 시기에는 생산을 소비보다 많이 하므로 경제 전체로 볼 때 저축이 많으며 이는 투자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견인한다. 반면 노령화할수록 생산은 줄고 내구재 소비도 줄지만 의료 소비가 늘어난다. 고령층의 치매는 보살피는 비용은 많이 들지만 일찍 죽지 않는 병이므로 수명이 증가할 수록 사회적 부담은 크게 높아진다.

세계화로 중국의 인구가 노동력에 편입되면서 선진국은 그동안 노동비용을 높이지 않고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에서 새로이 창출되는 노동력 자원이 줄어들면,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는 노동력 부족현상을 수반하고, 이는 임금을 높일 것이며 전반적으로 인플레를 야기할 것이다. 경제 전체로 볼 때 생산은 감소하는데 수명 상승으로 노인의 소비는 증가하기 때문에 인플레는 피할 수 없다.

소비보다 저축이 많았던 지난 수십년 동안 낮은 이자율이 유지되었다. 이러한 높은 저축률은 중국에서 가능했으며, 선진국에서도 노동인구가 젊어서 소비보다 생산을 많이 하였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인구 노령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기에 과거와 같은 높은 저축률은 기대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는 저축률을 떨어뜨리므로, 결국 전 세계로 볼 때 과거와 같이 자본이 남아도는 현상은 사라지고 이자율이 상승할 것이다. 

은퇴자에게 매우 후하게 설계되어있는 현재의 연금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결국 노동자들의 은퇴연령을 높여야 하며, 연금의 지급률을 낮추어야 한다. 정부가 재정적자로 연금의 부족을 메우는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특히 앞으로 이자율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큰 규모의 재정적자를 매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 지난 수십년간 인구 노령화가 심하게 진행되었지만 이자율은 낮았으며 디플레를 경험하였다. 이는 저자가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가 가져올 변화와 반대로 전개된 것이다. 그 이유는 일본은 노령화에도 불구하고 고령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고 높은 저축율을 계속 유지했으며, 일본의 자본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여 생산한 물건을 수입하면서 물가를 낮추었다. 일본은 인구 노령화로 노동력 부족현상에 직면했음에도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이 유효했는데, 이는 그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잠자고 있던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력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내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본과 같이 고령층의 높은 경제활동참가율에 도달하기 어려우며 전반적으로 저축율이 낮기때문에, 인구가 고령화하면 일본과 달리 이자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앞으로 새로 창출되는 저임금 노동력 자원이 고갈된다면, 과거에 중국이 그랬듯이 인도나 아프리카의 잠재 노동력을 활용하여 선진국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반론에 대해 저자는 회의적이다. 인도는 민주주의 체제의 행정적 비효율이 매우 높기에 중국과 달리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동원하는 것이 어려우며, 아프리카는 많은 나라로 쪼개어져 있는데다 인적 자원의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효율적인 노동력으로 동원하기 어렵다.

선진국은 정치적 부담때문에 개발도상국 사람의 이민을 받아들여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어려우며,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내국인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과거와 같이 활발하기 어렵다. 노인 돌봄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 속도는 매우 느리며, 로보트로 대체하기 힘든 감정노동이기 때문에, 노인 돌봄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는데 일할 사람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선진국이 앞으로 이자율 상승, 임금 상승, 물가 상승, 투자와 생산 감소, 경제 침체 내지 후퇴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길을 피하려면 정치적으로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이민자를 받아들여 노인의 간병을 맡게 하며, 연금 개시 연령을 높여서 고령층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은 물론,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줄어드는만큼 경제가 축소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의 예측에 의문이 들었다. 하나는, 앞으로 선진국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에 의심이 든다. 치매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여 노인의 간병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면, 이를 담당할 외국인 노동력이 대규모로 수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대인서비스를 제외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디지털화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지고 서비스 업무의 일부는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할 것이기에 앞으로 선진국에서 노동력 부족현상이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노동력 부족 때문에 임금이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세계화의 피해를 본 노동계층의 반발이 심각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보상이 더 돌아가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될 것이다. 최근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리고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노동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노동계층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정치적인 조치이다. 

두번째는, 선진국의 인구가 고령화하여 저축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중국 등의 후발국의 저축율은 상당기간 동안 높게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자본이 부족해져 이자율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저축이 떨어지지만 투자도 함께 감소할 것이며, 연금을 받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연금 급여 수준을 낮출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볼 때 자본의 심각한 부족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인도나 아프리카는 각자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세계 노동시장에 새로운 노동을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저자의 진단에 문제가 있다. 중국이 1980년에 개방할 때에 사회주의 체제로 인한 문제가 많았음에도 세계 경제에 빠른 속도로 편입했듯이, 중국이 국내 경제로 중심축을 이동하면, 인도가 바톤을 이어받아 내부의 문제를 빠른 속도로 개선하면서 세계 경제에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은 했는데 인도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중국이건 인도건 그들은 나름의 문제가 발목을 잡았기에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에 머물렀던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대부분 틀리지만, 생각할 수있는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경제연구소의 보고서와 비슷하게 표와 그래프가 많으며, 반복이 심하고 전문용어를 쓰면서 서술이 매우 건조하다. 별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2021. 1. 1. 16:08

Sara Harper. 2016. How Population change will transform our world. Oxford University Press. 177 pages.

저자는 노년학자이다. 이 책은 인구구조의 변화를 평이하게 설명한 책이다. 선진국과 아프리카의 극빈국은 완전히 상이한 인구 구조를 가짐으로 둘을 나누어 번갈아 설명한다. 서구의 인구변천의 역사,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 극빈국의 고출산과 인구폭증의 문제, 개발도상국의 청소년층 증가와 관련된 논의가 전개된다.

선진국의 인구노령화와 관련해서, 앞으로 80대 이상 고연령층 인구의 증가가 새로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의료비는 65세 이상 고령층 모두에게 많이 드는 것이 아니라, 매우 높은 연령, 특히 죽음에 가까운 연령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현재 출생한 아이의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는 선진국들이 몇몇 등장하였다.

인구고령화와 관련해 현재 우려하는 사항은 맞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사회제도는 인구가 고령화되면 건강수준이나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기때문에 젊은 인구가 고령인구를 부양해야 한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는데, 이는 앞으로 고령이 되는 사람과 맞지 않는다. 앞으로 고령이 되는 사람은 상당한 수준의 인적자산을 보유하며, 오래도록 훼손되지 않는 건강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고령이 되어서도 생존하는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건 원치 않건 고령이 되어도 상당기간 비교적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일을 계속할 것이다. 고령인구가 고령인구를 부양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줄어드는 젊은 인구가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부양하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앞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여 새로운 사고방식과 새로운 제도가 점진적으로 나타날(evlove) 것이다.

의료 문제에서도,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병이 난 사람을 치료하는 일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고령인구가 늘면서 돌보는 일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 체제로 바뀔 것이다.

아시아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어서 빠른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현상, 즉 "인구학적 이점 demographic dividend" 이라고 하는 현상이 앞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도 재현될지는 확실치 않다. 왜냐하면 젊은인구가 많은 것만 아니라 이들이 생산활동에 투입되도록 사회제도와 경제상황이 받추어 주어야만, 인구학적 이점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인구증가율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면서, 일시적으로 생산활동인구가 많은 대신 유소년 인구가 적은 연령구조가 나타났지만,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생산활동인구가 많지만 그못지 않게 유소년 인구도 많기 때문에, 생산활동인구의 에너지가 유소년 인구를 부양하는데 소모되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가 없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20세기 후반에 인구증가율이 꾸준히 감소하던 추세가 21세기에 들어 중단되는 현상이 관찰되는 데, 이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사회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구조적 현상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 

아프리카의 극빈국은 여전히 매우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젊은 여성들이 일찍부터 출산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와 빨리 관계를 맺는 것이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편이다. 그들은 아이를 많이 나아 자신의 생계와 노후에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 젊은 여성을 교육시키는 것이 조기 결혼 조기 출산의 굴레에서 벗어나, 출산율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열악한 인적자본과, 열악한 사회간접자본과, 극심한 부패 때문에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고, 투자가 없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교육 받을 동기가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인구 증가의 대부분이 이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이기에, 이들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별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가지 않은 평이한 책이다. 인구학 교과서를 옮겨 놓은 것과 같이 숫자와 도표들을 나열하며, 반복이 많으며, 논문형식으로 글을 써서 읽는 맛이 없다. 고민이 없이, 성의 없이 만든 책이다. 내가 써도 이보다는 더 재미있게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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