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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 10:41

우치다 다쓰루 외 지음. 2018. 인구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위즈덤 하우스. 294쪽.

이 책은 문화평론가, 생물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인구문제에 관해 한 장씩 쓴 글을 모아놓았다. 2100년 경에는 일본의 인구가 감소하여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생물학자는 지금까지 인류의 발전 과정을 전반적으로 훑은 뒤, 인구 감소는 인류의 적응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동물 세계에서 삶의 환경이 열악해질 때, 일시적으로 번식을 중단하거나 혹은 짧은 시간내에 번식을 크게 늘려 후손을 남기려 한다. 선진국에서 전개되는 인구 감소 현상은 동물계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니다. 선진국에서 출산이 줄어드는 것은 애를 키우고 사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높이는 것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저출산은 개인의 행복을 높이는데 공헌할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거대 자본주의 경제의 힘은 쇠퇴하고 작은 공동체 생활이 확대될 것이다. 애를 낳고 키우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사회가 되면 사람들이 기꺼이 애를 낳을 것이다. 

지구 전체로 보면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 않다.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감소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인구가 증가하여 2100년 경 90억 명에 도달할 때까지 인구가 증가한다. 지구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선진국의 인구 감소와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 사이의 불균형은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다. 이후에는 전지구적으로 인구가 감소하여 2200년에서 2300년 경에 세계인구는 50억 정도에서 인구가 안정된 정상 상태에 도달할 것이다.

일본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결혼한 사람들이 애를 덜 낳기 때문이 아니라,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하는 것이 근본적 원인이다.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과거에는 결혼을 해야만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들이, 이제는 시장을 통해 삶의 필요한 것을 대부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구속받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편한 사회가 도래 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면 선진국의 저출산 문제가 조금은 완화될 것이다. 

인구 감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는 실상을 모르는 것이다. 영국의 경험을 보면, 경제가 쪼그라들고, 사회보장 혜택이나 주민 편의시설 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불편함과 음울을 경험한다. 축소지향 사회는 조금도 즐겁지 않다. 인구 감소에 맞추어서 재정을 긴축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확장과 성공을 지향할 때 삶의 의미와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지방이 소멸하는 이유는 지방에서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기보다는, 지방에서는 젊은이들이 즐길만한 문화적 놀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계가 확보된다 해도 젊은이들은 단조로운 지방을 기피할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대도시에 문화적 놀거리가  집중되는 한 지방의 소멸은 피할 수 없다. 지방에서 아이들을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키울 수있는 교육과 문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 책은 일본의 인구 문제에 대해 인구학자나 경제학자들이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 제시한 견해와는 달리 그야말로 다양한 생각을 망라한다. 글과 생각이 산만하고 건조하여 차분히 읽기 힘들며 대강 훑는 정도로 충분하다. 책을 읽으면서 선진국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회전체로 볼 때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각 개인이 자신의 행복을 위하여 내린 결정의 결과라는 점을 확인한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에서는 인구가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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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30. 10:54
  일본의 어느 구석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주로 사는 농촌 마을에서 흥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새로 부임한 촌장이 마을을 부자로 만들 수있는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주문했단다. 사실 그 마을은 주위에 논밖에는 없는 그야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 마을인지라 무언가 번지수를 잘 못 찾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으리라.

  그런데 논을 이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어서 지금은 일본 전체에 유명하고 급기야 뉴욕 타임즈에까지 사진과 함께 기사가 실리고, 그 기사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기사로 선정되었다. 논의 벼에 색을 입혀서 논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처음에는 두개의 색의 벼로 시작하여, 유전공학의 기술을 응용하여 이제는 여러 개의 다양한 색을  구사하여 보다 현란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언제부터인가 한다. 지도력이 있는 영웅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비록 처음 창안한 사람에게 큰 돈을 가져다 주지 못하며, 후에 오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다듬어져야만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인류의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와 오늘 우리가 인간답게 살게 된 비결은 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낸 덕택이다.

  부동산을 사고 팔면 큰 돈을 벌 수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그것으로 돈을 벌지 못한다고 해도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한 사람이다. 반면, 남의 호주머니에서 내 호주머니로 돈을 이전시키는 데 성공하거나, 혹은 자신의 뜻대로 다른 사람들을 좌지우지 한 실력자도 별로 의미있는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아무리 떵떵거리고 호의호식을 해도 내 눈에는 별로 존경할 구석이 없다. 남들이 피땀흘려 만든 것을 가지고 마치 자신이 한 양 생색을 내면서 밥만 축내는 무리들이다.

  심지어는 도덕보다도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도덕적인 사람은 현재를 잘 사는 것을 강조하지만,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사람은 현재보다 더 잘 살게 되는 것을 꿈꾼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성격에 따라 중요시하는 가치에 차이가 있다. 자신의 일에서 규율과 순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식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규율의 중요함을 역설하는 반면, 일에서 아이디어가 핵심인 사람은 아이디어를 다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과연 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인가 질문하면서 오늘도 머리를 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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