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쉐이퍼. 2008(1993). 사운드스케이프: 세계의 조율. 그물코. 399쪽.
저자는 작곡가이자 음향학자이며, 이 책은 소리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했으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서술한다.
인간은 자연의 소리 환경에서 오래 동안 살았다. 이는 바다, 바람, 물 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에서부터, 새와 곤충의 소리와 같은 생물체의 소리, 산업화 이전 전원 생활의 소리까지 포괄한다. 이러한 소리 환경은 대체로 조용했으며, 단속적인 소리가 지배했다.
산업화 이후 인간의 소리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도시 생활의 소리, 기계의 소리는 이전의 소리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소리의 종류와 밀도가 높아졌으며, 연속적인 소리가 지배하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힘을 가진 집단의 소리가 다른 소리를 압도하였다. 산업화 이전 마을에서 교회의 종소리가 가장 큰 소리였다면, 산업화된 도시에서는 공장의 소리가 지배했다. 19세기 후반, 전기가 도입되면서 인간의 소리 환경은 더욱 복잡해졌다. 방송과 확성기 등을 통해 음원과 소리가 서로 분리되게 되었다. 산업화된 도시의 삶은 산업화 이전 농촌이나 마을의 삶보다 훨씬 더 소음에 많이 노출되었다.
사람들이 접하는 소리는 '주의를 끄는 소리' feature 와 '배경이 되는 소리' background 로 구분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또 지역과 문화에 따라 그 사회에 배경이 되는 기준음 key note 이 다르다. 낯선 곳을 여행하면 낯선 풍경 못지 않게 낯선 배경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도 익숙하여 알아차리지 못하는 배경음을 이방인은 듣는다. 소리의 높이 pitch, 소리의 세기 loudness, 소리의 시간적 전개라는 세개의 차원을 통해 다양한 소리들을 분석할 수 있다.
근래로 오면서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소리', 즉 '소음'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많은 사회는 법률로 소음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큰 소리가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리들이 규제의 대상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근래로 올수록 대도시에서 환경 소음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방향으로 소리환경을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원치않는 소음을 백색 소음으로 가리는 관행은 삶을 편안하게 하는 길이 아니다. 광고의 소음으로 넘쳐나는 현대 도시인의 환경을 탈피해야 하며,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배경음악 moozak 으로 공공 장소를 뒤덮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로 디자인된 공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원인 '울림의 정원'을 만들고, 조용한 침묵의 공간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은 인류의 소리 환경을 주제로 한 드문 책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넘어 새로운 정보는 별로 찾지 못했다. 번역의 질이 낮아서 내용의 자세한 부분을 파악하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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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n Johnson. 2014. How We got to now: six innovations that made the modern world. Riverhead Books. 255 pages.
저자는 대중과학 작가로 이 책은 미국의 PBS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후속으로 저술한 책이다. 식물이 생식을 하기위해 아름답고 달콤한 꽂으로 곤충을 유인하고 그에 맞추어 곤충은 꽂의 꿀을 잘 빨아먹도록 진화했다. 벌새는 공중에 멈춤 비행을 하면서 꽂의 꿀을 빨아 먹도록 날개 구조를 진화시켰다. 저자는 서두에 이 예를 제시하면서, 한 발명은 그에 맞는 다른 발명을 이끌고, 이것이 다시 다른 발명을 이끌면서 결국 처음 발명 시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이야기한다.
유리(glass)는 이집트 시대에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르네상스시대에 렌즈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이는 안경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15세기에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으로 출판물 가격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글을 읽게 되고, 돋보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었다. 렌즈는 망원경의 발명으로 천문학 발달을 가져왔으며, 현미경의 발명으로 병원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어, 의학의 발전과 건강 수준의 향상을 이끌었다. 한편 유리는 거울의 발명으로 이어졌는데, 거울은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하는 사고방식을 조장하였고 개인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유리는 근래에 광섬유의 발명으로 이어지고, 이는 반도체의 인쇄기판의 재료가 되었고 인터넷이 보급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근래로 올수록 유리의 실리콘은 탄소, 수소, 산소 못지 않게 인류의 문명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추위(cold)는 겨울에 어름을 저장했다 여름에 사용하는 산업을 20세기 초까지 번창시켰다. 인조로 냉기를 만드는 발명은 19세기 말에 태동하여 20세기 중반에 냉장고의 발명을 낳았고, 이어 에어컨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에어컨은 미국 남부로 인구가 이동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는 미국의 정치지형을 변화시켰다.
소리(sound)를 기록하는 아이디어는 19세기에 구체화되어 에디슨의 축음기로 이어졌다. 소리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전송하는 아이디어는 전화의 발명을 가져왔다. 한편 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기록하는 아이디어는 이차대전 중에 전화 통화를 암호화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후 CD, DVD, streaming service 로 진화하였다. 한편 진공관을 통해 소리를 증폭하는 발명은 히틀러의 나찌 운동과 마틴루터킹이 주도하는 민권 혁명에 기여했다. 소리를 물속에서 전송하는 아이디어는 소나(sonar)의 발명을 이끌었다.
청결(clean)을 높여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 전염병의 발생을 줄이는 것은 19세기 하수도와 상수도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19세기 후반 비누의 보급과 자주 씻으므로서 개인 위생을 높인다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확산되었다. 20세기 초반 수도물을 클로라인으로 소독하는 발명을 통해 전염병이 현저하게 줄었다.
시간(time)을 측정하는 일은 르네상스 시대에 시계의 발명으로 가능해졌다. 시계는 시간을 절약하고 삶의 리듬을 시계에 맞추는 사회 관습을 낳았다. 시계는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time discipline) 현대 생활을 나았다. 공장의 노동자들은 시간에 따라서 보수를 받게 되었다. 19세기 중반 미국에 대륙간 철도가 개통되면서 지역간 시간을 통일시켜야 할 필요가 높아졌으며, 이는 전세계적으로 영국의 그리니치를 중심으로 한 표준 시간대(GMT)를 설정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빛(light)은 오랫동안 태양의 움직임에 맞추어 인간의 생활을 제한하였다. 인공 조명을 찾는 인간의 노력은 19세기 말까지 고래 잡이 산업을 활성화시켰으며, 19세기 말 전등의 발명을 가져왔다. 전등은 40년 이상 유럽과 미국의 여러 발명가들이 조금씩 아이디어를 개량시켜서 만든 것이지 에디슨이 발명한 것이 아니다. 전등이 발명되기 전까지 인류는 해가 지면서부터 해가 뜰 때까지 긴 시간을 잤다. 그러나 밤 동안 쭉 수면한 것이 아니라, 밤을 둘로 나누어 첫 잠을 자고 중간에 깨서 집안에서 활동하다 다시 두번째 잠을 자는 습관을 가졌다. 20세기 초에 발명된 마그네슘을 태워서 일시에 밝게 만드는 플래시 라이트는 뉴욕 빈민가의 비참한 생활을 사진에 담을 수 있게 하여 빈곤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는 20세기 초반 미국의 진보주의 운동의 흐름 속에서 빈곤관련 개혁을 촉발시켰다. 네온의 붉은 색 빛은 네온 사인을 발명시켰으며, 레이저 빛은 20세기 중반 바코드 스캔의 발명을 거쳐 유통업의 혁명을 가져왔다.
한가지 발명은 그와 연관된 가능한 발명의 공간(the space of possibility)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새로이 가능한 발명의 공간 내에서 조만간 후속 발명이 이어지며, 이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아간다. 한가지 발명은 단독 연구자의 고독한 작업결과가 아니라, 연관된 네트워크의 고리의 일부이다. 새로운 발명은 다양한 성격의 아이디어가 만나고 조합되면서 태어난다. 때때로 시대의 한계를 뛰어 넘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는 기존의 지식 영역의 주변에 위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넘보는 사람이다.
이 책은 과학관련 이야기 거리를 모아놓은 흥미 위주의 책이다. 글이 쉽게 읽힌다는 장점은 있으나, 피상적 내용의 한계가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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