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lips Payson O'Brien. War and Power: Who Wins Wars - and Why. Public Affairs. 236 pages.
저자는 국가간 전쟁을 전공한 국제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20세기의 전쟁들을 대상으로 승패를 결정지은 요인을 분석한다.
전쟁은 전쟁에 참여한 국가의 모든 분야의 국력을 동원하여 전개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과 기술력이며, 인적자본, 사회적 합의와 이견 조정 능력, 지도자의 지도력, 우방과 연대 능력, 등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전쟁을 시작할 당시에 군사력은 전쟁의 결과에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친다. 모든 전쟁은 시작할 때의 예상과 달리 전개된다. 전쟁의 승패는 개별 전투의 결과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특히 시작 시점에 전투의 결과는 전쟁의 궁극적 승패와는 연관이 없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미리 준비한 무기와 전투 인력은 급속히 마모되고 사라진다. 따라서 전쟁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 가용한 모든 경제력과 기술력을 동원하여 엄청난 양의 무기를 새로 계속 만들어야 하며, 새로이 병력을 계속 충원해야 한다. 이렇게 재충전하는 능력을 상대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오래 버틸 수 있는 쪽이, 궁극적으로 전쟁에 승리한다. 1,2차 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패한 궁극적 원인은 바로 이것이다.
20세기의 전쟁을 보면,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 무기의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량되며, 이러한 기술의 우위가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이었다. 제1,2차 대전에서는 군함, 전투기, 핵무기가 그것이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드론이 전쟁중에 개량되거나 개발된 신무기이다. 신무기의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를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가이다. 무기와 인력을 새로이 생산하고 충원하는 속도가 전장에서 소모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전쟁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다.
전쟁이 시작되어야 그 나라와 그 군대의 실제 실력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가 강대국이라고 모두 생각했으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소모되는 것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이 생산하고, 충원하고, 적절히 자원을 배치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과 사회 구성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사회가 부패로 썩어 있고 국민들 사이에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진 것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같이, 전쟁 발발 전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게 된다.
21세기의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경제력, 군사력, 이념, 등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쪽이 승리할지 장담할 수 없다. 전쟁 초기의 전투에서는 미국이 이기겠지만,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능력에서 중국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장기 소모전에서 미국이 승리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시간이 가면서 중국이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로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며, 미국은 정치적인 양극화로 불안정하다. 미국은 과거와 같은 우방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큰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패권이 이전된 경우는 거의 없다. 19세기말 20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미국으로 세계의 패권이 이전된 경우가 아마도 유일한 예외일 것이다. 영국과 미국간에는 특별한 연대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건국 이후 이래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간에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미국은 영국과 피를 나눈 후계자로서 암묵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백인들의 언어 공동체의 연대감이 미국과 영국 사이에 존재한다.
저자는 주로 1차, 2차 세계대전을 연구한 학자로 보인다. 흔히 "강대국" 이라고 하는 나라들이 실제 전쟁에서는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쟁의 전개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계획대로 전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왜 전쟁을 벌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며, 전쟁의 결과를 전쟁의 원인과 연결시키는 논의는 전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진짜 강대국이라면, 자신과 상대의 힘을 잘 가려서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질 전쟁에 억지로 끌려들어간다면, 사실 그런 나라는 강대국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물론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강대국이지만, 베트남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강대국이라고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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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red Diamon. 2019. Upheaval: Turning Point for Nations in Crisis. Back Bay Books. 463 pages.
저자는 생리학자로 시작하여 대중적인 과학저술가로 유명해졌으며, 이 책은 세계에 6개 국가들이 과거에 국가적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비교 분석한다. 외세의 침입으로 인한 위기로 핀란드와 일본을 비교하며, 내부의 분열로 인한 위기로 칠레와 인도네시아를 비교하며, 세계 제2차대전 이후 혼란과 정체성의 위기로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를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비교역사적 분석을 배경으로, 현재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위기에 대해 언급한다.
제1차세계대전에서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획득한 핀란드는,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소련의 침공을 받는다. 1939년 겨울 Winter War 이라 불리는 치열한 전투를 통해 핀란드의 강인한 저항력을 보이지만, 우방의 도움이 전혀 없었기에, 결국 약소국인 핀란드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강대국인 소련의 압력에 굴복한다. 영토의 일부를 소련에게 내어주고, 소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소련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계속 타협하면서 독립 국가로서 주권을 유지한다. 소련은 핀란드인들의 엄청난 저항이 초래할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핀란드를 무력으로 정복하고 지배하기보다는, 독립국가의 주권을 허용하는 대신, 자신들에게 도움이되는 우호적인 국가로 유지시키 편을 선택한다. 이러한 핀란드의 생존방식을 "Finlandization" 이라고 칭하는데, 강대국과 이웃한 약소국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전략의 대표적인 예로 흔히 언급된다. 핀란드가 소련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독립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민족적 통일성과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강한 믿음이 국민들 사이에 공유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중반 미국의 함포를 앞세운 개항 압박에 대응하여, 일본은 그때까지의 쇄국정책을 버리고 서구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배워와서 서구에 비견할 국력을 갖추는 길을 선택한다. 1868년의 메이지유신이 그것이다. 일본은 서구의 문물을 성공적으로 배워와서, 서구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주변 아시아를 침략하는 강국으로 도약한다. 군부의 목소리가 너무 세져서 급기야 정치를 제압하고,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일으키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중남미 국가로는 유일하게 오래도록 민주주의를 유지하던 칠레는, 1960년대들어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급기야 1972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옌데 사회주의 정부을 군부세력이 쿠데타로 무너뜨렸다.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 정부는 1980년대말까지 잔인한 수단을 동원하여 반대자를 탄압하는 독재 정치를 실시한다. 피노체 정부는 1989년 국민 여론을 잘못 판단하여 선거에서 실각하였으며, 다시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섰다. 다시 들어선 사회주의 정부는 과거 정권의 잔인한 정치 탄압 행위에 대해 보복을 하지 않는 대신, 과거 정부에서 실행한 시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을 이룬다.
이차세계대전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독립 전쟁의 영웅인 수카르노를 수반으로 하여 점차 독립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1960년대 들어 공산주의 정치세력과 군부 세력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와중에, 공산주의 정치세력이 주도한 쿠데타를 군부세력이 잔인하게 진압하면서 극우세력을 선동하여 전국적으로 백만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다. 군부세력의 지도자인 수하르토는 이후 정권을 장악하고 장기 집권하면서, 인도네시아의 단일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성공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저지른 잔악한 행위는 인정하지 않지 않는다.
두차례의 전쟁을 일으켜 처참하게 패배한 독일은, 전후의 혼란을 딛고 빠르게 복구하였으며 1950년대에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전쟁에 참여한 세대들은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한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젊은이들은 자신의 부모세대의 권위주의와 전쟁 행위에 대해 격렬히 비판하고 반항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기에 집권한 빌리 브란트 수상은, 기성세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쟁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전쟁의 피해를 입은 폴란드와 체코에게 과거 독일 영토의 일부를 양보하고, 폴란드를 방문하여 피해자들 앞에서 무릅꿇고 사과하고, 동독을 정식의 국가로 인정하였다. 또한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부모세대가 저지른 전쟁 범죄행위와 참상을 낱낱이 알려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시켰다. 이는 일본이 자신의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 의식을 가지고, 전쟁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젊은이에게 부모세대의 전쟁 범죄 행위에 대해 알리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일본은 전쟁의 피해자 국가인 한국 및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하는 반면, 자신의 잘못을 철저하게 사과한 독일은 이웃의 피해국가인 폴란드 및 체코 등의 신뢰를 얻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독일은 이렇게 유럽 국가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 1989년 동독의 국경이 개방되고 소련이 붕괴되는 기회가 왔을 때, 이웃나라들의 큰 반대 없이 통일을 획득할 수 있었다.
호주는 2차 대전 이전까지 자신들이 영국의 일부라는 자의식을 가졌으며, 백인의 나라라는 인종주의 정책을 고수하였다. 독립된 외교나 안보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멀리 떨어진 영국에 경제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차대전을 계기로 영국이 더 이상 호주를 보호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영국이 1970년대 들어 유럽공동시장에 가입하면서 과거 영연방 국가에게 제공하던 우호적 혜택을 포기하자, 호주인들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영국의 이익과 자국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아시아에 속한 국가로서 독립적인 정체성을 점차 구축하였다. 1970년대 후반 백호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아시아 국가들과 활발히 경제교류를 진행하고, 아시아 국가로부터 이민자를 광범위하게 받아들였다. 호주는 독자적으로 국내외적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게 되었다.
미국은 1990년대 이래 극심한 정치 분열과 소득 불평등의 확대로 인해 점차 위기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이차대전 이후 미국이 누리던 절대적인 강국으로서의 국제 위상도 변화를 맞이 하였다. 문제는 미국인들이 이러한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칠레의 예에서 보듯이 오랜 민주주의 국가도 정치 양극화가 극에 달하면 민주주의가 퇴행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세계는 네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핵전쟁, 기후변화, 자원고갈, 불평등의 심화가 그것이다. 세계의 국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부정하거나, 혹은 적절한 대응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근래에 일부 나라들이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볼 때, 세계의 미래에 대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지적 호기심을 결합하여,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서 탐구하고,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저자의 지적인 예민함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돋보인다. 여러 나라를 비교하는 것의 어려움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익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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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pffrey Miller. 2009. Spent: Sex, Evolution, and Consumer Behavior. Penguin Books. 329 pages.

저자는 진화심리학자이며, 이 책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사람들의 소비행위를 분석한다.
지구상의 생물은 두가지의 진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첫째는 남보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하여 생존과 자손번식율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는 동성의 다른 개체보다 이성을 더 잘 만나서 후손 번식율을 높이는 것이다. 두번째, 즉 성선택 sexual sellection 진화의 과정은, 이성이 선호하는 특질을 잘 발달시켜 짝짓기에 성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물체의 모든 행위는 짝짓기와 후손 번식에 촛점이 모아져 있으므로, 인간의 소비행위 역시 짝짓기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소비하는 이유는 물질적 효용을 누리기 위해서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특질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그는 이를 '소비의 신호 이론' (signaling theory of consumption) 이라고 명명한다. 선진산업사회의 사람들은 물질적 효용보다 타인에게 신호를 보내는 측면에 더 비중을 둔다. 즉 '과시적인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 가 소비의 핵심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특질을 알리는 이유는, 물론 이성 상대를 더 잘 만나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특질은 크게 여섯가지의 독립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지능' intelligence 이며, 나머지 다섯개는 성격 personality 특성이다. 이는 개방성 openness, 성실성 consciousness, 친화성 agreeableness, 안정성 stability, 외향성 extraversion 이다. 지능은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사람들의 소비의 많은 부분은 상대에게 자신이 똑똑함을 알리는 데 있다. 자신의 똑똑함을 알리는 대표적 소비재로는, 교육와 독서, 음악 등의 교양물이다. 지능을 제외한 성격 특성은 반드시 높다고 하여 좋은 것이 아니다. 예컨대 진보적인 사람은 개방성이 높은 사람을 선호하지만, 보수적인 사람은 새로운 것에 개방적인 사람보다는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성격 특성의 사람을 선호한다.
저자는 소비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위를 성선택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동물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므로 그러한 해석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주로 문화와 규범에 따라 행동하는데, 문화와 규범은 본능과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문화/규범과 본능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인간의 모든 행위를 본능의 직접적인 귀결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잇다. 인간의 소비 행위는 모두 짝짓기에 성공하기 위해서이다 라고 하는 것은 생물학적 환원론 biological reductionism 이다. 이 책에서 미국의 많은 소비재와 소비 행위를 예로 하여 설명하는데, 미국에서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리 다가오지 않으며, 견강부회로 의심되는 설명도 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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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red Diamond. 2006(1993). The Third Chimpanzee: The Evolution and Future of the Human Animal. Harper Perennial. 368 pages.
저자는 생리학자로 출발해 과학저술가로 유명해졌으며, 이 책은 그의 첫 대중과학서로, 인간이 어떻게 동물로부터 진화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성을 갖게 되었고, 세계의 역사는 왜 그렇게 전개되게 되었는지를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침팬지와 98%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침팬지와 고릴라 사이의 유사도보다,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유사도가 더 높다. 그러나 인간은 침팬지를 포함한 동물세계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발전시켰다. 농업, 언어, 문화, 국가, 과학기술, 등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징은 동물 세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의 다양한 특징은 동물 세계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성 생활을 비교하면, 인간의 독특한 특징이 발견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생식의 목적이외에 성교를 하며, 여성의 배란기는 여성 자신에게도 숨겨져 있다. 남성의 생식기는 신체 크기에 비해 다른 동물보다 유난히 크다. 남성은 여성보다 신체 규모가 약간 크지만, 동물의 세계에서 보이는 만큼 남녀간 차이가 크지는 않다. 이러한 특징들은 인간이 일부일처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부분적으로 혼외성교를 하는 동물임을 의미한다. 또한 남녀가 힘을 모아 자녀를 키워야 하는 인간의 생존 방식을 시사한다.
인간의 언어는 집단 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집단에서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과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을 구분하면서, 타집단의 구성원을 의심하고 공격하는 습성을 타고났다. 인간의 역사에서 서로 다른 집단이 만났을 때, 힘이 강한 집단이 힘이 약한 집단을 공격하고 죽이고 말살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오스트렐리아 원주민을 만났을 때,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만났을때, 등등. 상대 집단 구성원을 모두 죽여 없애는, 집단 학살annihilation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해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이런 집단 학살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졌다. 나찌의 유대인 학살, 후투족과 투치족을 상호 대량으로 죽인것,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인을 대량 학살한 것, 레바논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간의 상호 집단 학살, 등등
유럽인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집단 사이에 인간적인 특징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축을 따라 뻗어 있으므로, 한 지역에서 재배되는 동식물이 다른 지역으로 쉽게 확산될 수 있었던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의 축을 따라 뻗어 있으므로 지역간 동식물의 교류가 어려웠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은 아메리카 대륙보다 인간이 식량으로 선택하거나 길들일 수 있는 동식물이 훨씬 다양했다. 이러한 대륙간 생태학적 차이가 문명 발전의 차이를 낳았으며, 결국 물질 문명에서 앞선 유럽인이 아메리카인을 쉽게 제압하였다.
인간은 그들이 정착한 환경의 동식물을 파괴하고 고갈하는 행위를 오랫동안 반복해왔다. 이러한 작업은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뉴질랜드를 포함한 남태평양 섬들에 인간이 정착했을 때, 그곳에서 오랫동안 진화해왔던 동식물은 빠르게 멸종되었으며, 그 결과 그 지역의 생태계가 인간의 생존을 더이상 지지하지 못하여, 그 지역에서 인간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의 환경파괴 속도, 동식물 종의 멸종 속도, 기후변화의 속도를 감안할 때, 과거 인간이 해오던 대로 계속한다면, 지구에서 인간이 살기 어려운 날이 조만간 찾아 올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대중과학저술가로 아마도 가장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그의 저작, "총,균,쇠"는 세계적으로 그의 명성을 높였다. 이 책은 그가 생리학자의 경력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대중과학 저술가로서 크게 성공한 시작을 알린 책이다. 이 책에는 생물학, 지리학, 역사학, 인류학, 생태학, 등에서 가져온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그후 별도의 책으로 확대 논의되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가 대중과학 저술가로 성공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방면에 호기심이 매우 많으며,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엮어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이해력, 통찰력이 우수하며, 이야기 전개 솜씨가 놀랄만큼 뛰어나다. 여기에 언급되는 아이디어들은 한번쯤은 다른 곳에서 들어본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눈이 떠진다.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읽었으면 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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