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370)
미국 사정 (22)
세계의 창 (25)
잡동사니 (26)
과일나무 (285)
배나무 (11)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세계의 창'에 해당되는 글 25건
2010. 8. 3. 14:25
   이탈리아는 명품 생산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오랫동안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승되는 소규모 가족 기업에서 선조가 하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생산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여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물건은 가족의 명예를 대표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탈리아 장인 생산 체제의 특징은 생산 기술의 향상이나 사업 확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매출을 늘리려고 혹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중세의 길드 체제와 유사하게 소수의 명품을 생산하면서 평생 서로 공동체 구성원으로 화목하고 안정된 생활이 계속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세계화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들의 안정된 방식이 지탱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하루도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생활에서 볼 때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견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체제의 약점은 낮은 생산성 때문에 많은 사람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은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부유층을 위해 생산하며, 이미 길드 집단 내에 있는 사람에게만 고용을 보장한다. 많은 보통 사람의 물질적인 필요나 고용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폐쇄된 방식이다.
사실 장인 생산 방식의 명품 생산은 대중의 수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니 이러한 논의가 맥락에 맞지 않는지는 모른다.

  사실 장인 생산 방식이 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은 별로 급박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경제 전체가 마치 소멸해 가는 장인 생산 방식으로 운용된다면 문제이다. 이탈리아 경제 전체가 기득권에 안주하여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정체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기업은 규제의 혜택을 계속 누리려고 하고, 기존에 고용된 사람은 지위를 결사적으로 사수하려 하고, 기존에 복지 수혜자는 이것을 절대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결과 새로운 기업과 새로운 근로자는 시장 진입이 차단되고 일자리를 구할 수없다.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율이 40%를 넘어선다는 소식은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듣는 이야기이다.  이런 기업과 이런 경제는 생산성이 후퇴하면서 함몰할 수밖에 없다.    

   명품과 장인 생산도 좋지만 평민의 아들인 나에게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가져오는 생산 방식이 더 좋다. 기득권을 옹호하는 공동체적 고용보다는 집단 밖에 위치한 사람에게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회가 제공되는 개방된 체제를 선호한다. 이미 잘 살고 있는 사람은 현재의 상태를 보호하고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겠지만, 아직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은 혁신과 성장을 통해 풍요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꿈꾼다.

   장인 생산 방식은 전통의 향기를 풍기지만 전통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으리라.
경쟁에 노출되는 생활이 피곤하기는 하지만, 경쟁이 없이 끼리끼리 해먹으면서 외부인에게는 아예 기회를 차단하는 것보다는 낫다. 누구나 안정을 희구하지만 향상이 없는 정체는 환영하지 않는다. 한해가 다르게 급박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신기루를 쫒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10. 7. 30. 10:54
  일본의 어느 구석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주로 사는 농촌 마을에서 흥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새로 부임한 촌장이 마을을 부자로 만들 수있는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주문했단다. 사실 그 마을은 주위에 논밖에는 없는 그야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 마을인지라 무언가 번지수를 잘 못 찾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으리라.

  그런데 논을 이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어서 지금은 일본 전체에 유명하고 급기야 뉴욕 타임즈에까지 사진과 함께 기사가 실리고, 그 기사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기사로 선정되었다. 논의 벼에 색을 입혀서 논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처음에는 두개의 색의 벼로 시작하여, 유전공학의 기술을 응용하여 이제는 여러 개의 다양한 색을  구사하여 보다 현란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언제부터인가 한다. 지도력이 있는 영웅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비록 처음 창안한 사람에게 큰 돈을 가져다 주지 못하며, 후에 오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다듬어져야만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인류의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와 오늘 우리가 인간답게 살게 된 비결은 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낸 덕택이다.

  부동산을 사고 팔면 큰 돈을 벌 수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그것으로 돈을 벌지 못한다고 해도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한 사람이다. 반면, 남의 호주머니에서 내 호주머니로 돈을 이전시키는 데 성공하거나, 혹은 자신의 뜻대로 다른 사람들을 좌지우지 한 실력자도 별로 의미있는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아무리 떵떵거리고 호의호식을 해도 내 눈에는 별로 존경할 구석이 없다. 남들이 피땀흘려 만든 것을 가지고 마치 자신이 한 양 생색을 내면서 밥만 축내는 무리들이다.

  심지어는 도덕보다도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도덕적인 사람은 현재를 잘 사는 것을 강조하지만,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사람은 현재보다 더 잘 살게 되는 것을 꿈꾼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성격에 따라 중요시하는 가치에 차이가 있다. 자신의 일에서 규율과 순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식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규율의 중요함을 역설하는 반면, 일에서 아이디어가 핵심인 사람은 아이디어를 다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과연 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인가 질문하면서 오늘도 머리를 짜내고 있다.


2010. 7. 30. 09:25
  우리 사회에서도 영어 광풍이 일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상황이 더 심한 것 같다. 모국어보다는 영어를 쓰는 것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심지어는 모국어를 서투르게 하는 것이 영어실력에 대한 과시로 사용되기까지 한다니. 우리나라에서도 거리를 가다가 가끔씩 아이들이 영어로 서로 의사소통하는 광경을 지나치는 데,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영어로 밥을 먹고 살지만,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으로서 실용적인 용도에서이다. 그러나 현실은 영어 구사력이 실용적인 용도를 넘어서서 지위의 상징으로 기여하기도 한다. 대체로 국제적인 업무를 하는 직업은 보수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으므로 영어 구사력과 사회적 지위가 함께 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국어를 잘 못하면서 영어를 잘 하는 것을 더 높이 쳐준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영어를 잘 못하는 주변 한국인에 대해서는 콧대를 세울 수있는 수단일지 모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에서는 이방인이 자신들을 모방하는 아류 정도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국제화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영어권 국가의 이등 시민 쯤으로 인정되기를 기대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약소국의 시민으로 태어나 강대국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과 거래를 통해 자신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어쩔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 모국의 언어도 배우면서 강대국의 언어를 동시에 익혀야 하는 힘든 운명을 타고 났다. 미국인은 외국말을 전혀 배우지 않고도 잘 살아갈 수있는데 말이다. 미국의 지도자가 외국어를 하는 것을 본적이 없으나 한국의 지도자가 외국에 나가 힘들게 영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접할 때 마다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낀다.

  그러나 강대국의 언어를 배우면서 자신의 말을 잊어버린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그 나라의 이등 시민으로 편입되는 길이다. 단기적으로는 자신의 나라에서 주변사람들보다 상위의 지위를 획득하는 길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어릴때부터 미국으로 자식을 유학보내고 혹은 외국인 학교에 보내면서 한국말 보다 영어를 더 유창하게 하도록 하는 전략이 그릇된 방식은 아닌듯하다. 단지 성공 목표가 너무 낮으며 주변 사람들을 주눅들게 하는  하류의 전략이라는 것만 빼놓으면 말이다. 그렇게는 큰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자신만 잘먹고 잘사는 성공한 사람을 양성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그런 사람으로 넘쳐난다면 살기 힘든 사회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내 자식은 상대적으로 잘먹고 잘산다고 해도 말이다.

 

'세계의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해지려면?  (1) 2010.08.11
이탈리아식 장인 생산의 미래는?  (0) 2010.08.03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일본  (0) 2010.07.30
인터넷은 과거를 용서하지 않는다.  (0) 2010.07.25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며  (0) 2010.07.22
2010. 7. 25. 16:48

   페이스 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는 미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일부로 자리잡았다. 페이스 북이 생긴지 6년 남짓밖에 안 됐는 데 가입자가 5억 명을 돌파했다고 하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트위터가 이제 모든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기에 이것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아니면 중요한 변화를 의미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상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자신의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소상히 이야기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서로 어울리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행위는 오프라인의 만남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사람들은 막연한 외로움 내지는 삶의 권태에서 무언가 흥미 있는 것을 찾아 온라인 공간을 기웃거린다.

 

   온라인 행위는 오프라인의 만남과는 달리 제한이 없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정보가 노출되며, 특정 상대와의 관계가 종료된 이후에도 내가 상대에게 준 나에 관한 정보가 온라인 공간 어딘가에 남는다. 남의 사생활을 엿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사실 우리들 모두-에게 온라인 공간은 천국과 같은 곳이다.

 

   만일 온라인 공간에서 한 나의 행위가 지워지지 않고 일생동안 나를 따라다닌다면 어떻게 될까? 온라인 공간은 무한한 저장 능력을 가지므로 허황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는데 이 실수가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으로 검색하면 언제나 튀어나온다면 정말 문제이다. 과거 나의 어리석은 사진이나 어리석은 말실수가 나와 관계된 사람의 손에 쉽게 들어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내가 온라인 공간에 올린 정보는 물론, 어디에 방문해서 무엇을 보았는지가 어디엔가 저장된다는 사실은 생각하기 싫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노출시키면서 동시에 자신을 감추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욕구를 지닌다는 점이다. 남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만, 또한 남들이 나에 대해 상세히 아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서 내가 행한 다양한 활동을 짜맞추면 내가 남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이 되지는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온라인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수록 온라인 공간에 저장되는 나의 삶의 단편은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감추기란 점점 더 힘들 것이다. 오프라인 활동을 할 때, 온라인에 저장된 나의 기록은 항시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나, 취업을 하려 할 때나, 배우자를 구할 때나 말이다.

 

   혹자는 이것이 한단계 더 수준이 높은 신용사회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있다. 각자의 삶을 더 잘 관리해야 하며, 상대의 진면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서로에게 투명한 사회가 서로를 잘 모르는 불투명한 사회보다 더 낫다고 순진하게 주장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리 단순하게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과거 기록을 관리해주고 원치 않는 정보가 검색되는 것을 막는 서비스가 최근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 사회에서 돈 없는 사람의 과거는 완전히 까발려지지만 돈 있는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감출 수 있다. 정보사회에서도 돈의 힘은 여전히 위세를 발휘할 것이다.

2010. 7. 22. 10:58

  내 일과 중 하루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외국의 신문과 잡지를 훑어보는 것이다. 그중에 흥미있는 심층 기사 한두개를 뽑아서 매일 시간을 들여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세상의 변화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것이 주 목적이나, 영어의 감을 잃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도 게을리할 수없다.  

  New York Times는 매일 훑으며, Washington Post, Guardian, 등도 때때로 들어가서 온라인으로 읽는 신문이다. The Economist는 잡지를 구독하여 읽으며, The Atlantic Monthly, The New Republic, The American Prospect, National Geography, Time 도 때때로 읽는 잡지이다. 이러한 외신을 읽는 중에 흥미있는 기사, 특히 심층 취재 기사를 골라서 소개할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나에게 흥미있는 기사는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과학, 인터넷 등 아주 다양하고 천방지축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하고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감각을 높여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환영하는 잡식성 취향을 가졌기때문이다. 
    
  지난 학기부터 학생들에게 흥미있는 기사를 간단한 나의 생각과 함께 메일로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규칙적으로 할 량이면 블로그를 만들어서 여러 사람이 볼 수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부지런히 할 수있을지는 모르나, 조그만큼이라도 나의 노력을 투자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치있는 일을 할 수있다면 좋겠다. 한주에 최소한 한개 이상 글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prev"" #1 #2 #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