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Mearsheimer. 2018. The Great Delusion: Liberal Dreams and International Realities. Yale University Press. 234 pages.
저자는 국제정치학자이며, 이 책은 미국의 외교정책의 실패 원인을 자유주의적 패권 (liberal hegemony) 추구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유주의 liberalism, 민족주의 nationalism, 현실주의 realism 원칙을 대비하여 설명한다.
미국은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가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을 중심에 두고, 개인의 천부적 인권 inalianable rights, 개인의 자유 individual freedom, 및 재산의 사유 private ownership 을 축으로 하는 이념이다. 개인의 선호에 차이를 허용하며 tolerance, 의견 차이와 이익 충돌을 조정하기 위해, 개인보다 상위에 있는 권위체인 국가를 필요로 한다. 존 로크의 천부인권과 계약 이론이 이를 대표한다. 이러한 자유주의 이념은 민주주의와 결합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살기좋은 자유민주주의 liberal democracy 정치 체제를 탄생시켰다. 서구의 선진 산업국가들은 모두 이러한 이념을 따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민족주의란 자신이 속한 민족 nation의 생존과 번영을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 우선시 하는 이념이다. 개인의 권리와 민족의 생존이 충돌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개인보다는 민족을 우선시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집단의 생존을 보편적인 인권보다 감정적으로 더 가깝게 느낀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인권보다는 내 국가의 생존에 더 목숨을 건다. 민족주의는 민족의 생존과 자주적 결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주권을 보유한 민족 국가 nation-state를 탄생시켰다. 민족과 국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즉 다민족 국가나 국가가 없는 민족은 모두 갈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국가간의 관계, 즉 국제정치는 국내 정치와는 다른 역학이 작용한다. 국제정치에서는 국가 간에 갈등이 발생할 때 이를 강제적으로 조정할 권위적 존재가 없다. 쉽게 말해 무정부상태 anarchy 이다. 국가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마음대로 행동해도 유효하게 제제할 수 없다. 소위 정글이라 표현하는, 힘의 원리만이 작용하는 장이다. 국제기구나 국제법이란 국가들간에 자발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 힘있는 국가가 이를 위반해도 강제할 수 없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국제정치에서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확보 self-help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합종연횡, 즉 힘이 약한 국가들이 연합하여 힘있는 국가와 힘의 균형을 이루는 방식 balance of power 으로 각 국가들은 안보 위험을 해결한다.
미국은 1991년 소련이 무너진 이후 세계에 경쟁자가 없는 일극체제 unipolar system의 정점에 올라섰다. 일극체제의 정상에 올라선 이후, 전보다 더 미국의 자유주의 원칙을 세계 각국에 전파, 강요하였다. 문제는 미국의 개입을 받은 나라 사람들이 미국의 간섭을 환영하지 않고 저항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침입하여 그 나라의 정치와 사회를 미국식, 즉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어 놓으려 하면,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여 반발을 초래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등 미국이 개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엄청난 살상과 혼란이 발생하여, 미국이 개입하기 이전보다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다.
미국의 외교 엘리트들은 미국의 힘을 과신하고, 미국의 이념과 체제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세계를 평화롭게 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개조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은 제한적이며, 자유주의를 전파하겠다고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는 것은 전쟁과 혼란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의 국익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나라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정도에서 멈추어야 한다. 미국이 자유주의를 전파하려는 외교정책을 포기할 때, 세계는 더 평화로워질 것이다.
국제정치는 힘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만,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는 예외적으로 평화로울 것이라는 주장도 한계가 있다. 미국은 평화와 번영과 인권을 사랑하는 자비로운 국가 benign country 이므로,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 추구를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 또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자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며, 자국의 이익에 반할 때에는 언제고 상대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미국이 보편적인 이념인 자유주의를 숭배하지만, 미국인들이 외국인의 목숨과 권리와 자유를 미국인의 목숨과 권리와 자유만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미국의 자유주의는 제한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개입을 받은 외국인들은 미국의 간섭을 환영하지 않는다. 미국 역시 자신의 민족을 우선시하는 민족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므로, 다른 나라 사람들도 민족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저자는 현실주의 국제정치를 강력히 옹호하는 사람이다. 미국의 이상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포기할 때 세계는 물론 미국 국내사정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들어선 이후 미국 우선주의 America First 를 미국의 외교 무역정책에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옹호한다. 그러나 미국이 실패하고 잘못한 부분도 많지만, 무어라고 해도 한국은 미국의 자유주의 외교정책의 최대 성공작이다. 넉넉한 형님같이 한국에 베풀어준 미국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한국은 생각하기 어렵다. 물론 한국은 냉전체제에 공산주의에 대적하는 미국의 쇼윈도에 걸린 모델이 된 덕분에 운좋게 잘 풀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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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Greene. 2020. Until The End of Time: Mind, Matter, and Our Search for Meaning in an Evoluving Universe. Vintage. 326 pages.
저자는 물리학자이며, 이 책은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소멸까지 서술하면서, 그 속에서 생명체와 인류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인류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 나름의 견해를 제시한다. 진화, 엔트로피, 중력이 전과정을 지배한다.
우주는 시간이 지나면서 엔트로피가 높아지는데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가 높아진다는 것은 무질서의 증가, 혹은 가능한 경우의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다. 우주는 엔트로피가 낮은 단계인 빅뱅에서부터 시작하여, 우주 공간으로 물질이 확산되면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전반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속에서, 부분적으로 엔트로피가 낮은, 즉 질서있게 조직된 것들이 출현한다. 별이나 생명체가 바로 그것이다. 별은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 끌려 뭉쳐서 만들어진다.
생명체란, 자기복제를 하는 분자들이, 변이를 하고, 그들 간의 경쟁 속에서 더 복제를 잘하는 놈이 생겨나고, 그런 것들이 서로 합쳐져서 자기복제를 더 잘하게 되면서 생성됐다. 생명체는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고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 (metabolism)을 통해 질서를 유지한다. 생명체가 활동하면 엔트로피가 높아지는데, 생명체는 이러한 높아진 엔트로피를 환경으로 배출함으로서, 내적으로 낮은 수준의 엔트로피, 즉 질서를 유지한다.
사고와 의식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활동은 물리적 법칙을 따르며, 물리적 입자들의 상호작용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나 물리적 입자의 집합체의 활동을 적절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입자의 수준을 넘어서는 다른 수준의 설명이 효과적이다. 물리적 최소 입자, 분자, 세포, 생명체, 인간과 같이, 집합적으로(aggregate) 상위 수준에 적합한 설명을 하기 위하여,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의 이론이 동원된다. 예컨대 인간의 자유의지는 인간의 수준에서는 적합한 설명이지만, 인간을 구성하는 물리 입자의 수준에서는 타당하지 않다. 모든 설명을 물리적 입자의 수준으로 환원한다면, 집합적인 상위 수준의 활동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질문에 적합한 수준의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은 언어와 이야기(story)를 발전시켰다. 인간의 언어는 집단적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발달했으며, 이야기 역시 자연과 인간사에 대응하는 활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발달하였다. 진화의 목적은 생존과 후손의 번영 (survive and thrive) 에 있지, 진리 (truth)를 추구하는 데 있지 않다. 생존과 진리 추구는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진화의 과정에서 발달시킨 행동과 지식은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객관적으로 진실일 필요는 없다. 특히 인간이 감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분야에서는, 인간의 감정과 지식은 객관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인간의 믿음이다.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왜 세상이 그렇게 전개되는지에 대해,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이는 객관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신화나 종교와 같이 과거에 믿었던 것들이 그릇되다고 밝혀졌다.
먼 미래에 우주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태양은 미래에 팽창하여 수성과 금성을 삼켜버리고, 그 후에는 수소와 헬륨이 다 소진되어, 탄소와 산소의 재 덩어리가 될 것이다. 지구는 이러한 태양에 끌려서 함몰할 것이며, 태양은 다시 은하수 속에 함몰할 것이다. 이러한 함몰 과정이 우주에서 계속 진행되다가, 마지막에는 물질의 최소단위인 중성자까지 부서져 버리고, 결국 어떤 것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절대 0도에 근접한 차가운 종말을 맞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물질간 중력의 힘이 작용하여 전개된다.
이렇게 인류의 종말, 생명체의 종말, 우주의 종말이 예정되어 있는 데,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모든 인간이 궁극적으로 소멸된다고 하면, 사실 현재 바쁘게 돌아가는 모든 인간 활동은 의미가 없다. 기여할 대상이 없고, 봐줄 사람이 없고, 물려받을 후손이 없는, 인간의 노력이란 헛될뿐이다. 사실 냉정하게 따지면, 인간의 활동이란, 물리적 법칙을 따라 움직이는 물리 입자의 상호작용일 뿐이므로, 의미를 묻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존재를 물리학의 관점에서 달리 볼 수도 있다. 인간의 존재란 빅뱅에서부터 시작한 우주의 전개과정 속에서 매우 매우 가능성이 희박하게 출현한 물리 입자들의 조직이다.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컸지만, 인간은 이러한 가능성을 거스르고 출현하였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가능성 속에서 출현한 존재와 활동, 즉 인간의 삶은 매우 소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소중한 가치는 인간의 수준에서만 그러하다. 물리 입자의 수준에서는 단순히 하나의 확률적 가능성이 실현된 것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러한 것을 생각하면서 현재를 소중하게 충실하게 살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전문적인 물리 학자이면서 훌륭한 이야기 꾼이다. 많은 비유와 재미있는 사례를 곁들이면서 전문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들을 곳곳에서 소개하면서, 자신의 연구와, 자신이 읽은 것과, 자신의 생각과, 지나온 자신의 삶의 정리가 결합된 글을 썼다. 그의 전문 분야가 아닌 진화, 언어, 종교, 창조성, 등에 관한 서술은, 그의 독서를 통해 얻은 각 분야의 논의를 빌려와 서술하기 때문에 쉽게 이해가 됬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서 물리학 이론을 총동원하여 우주의 종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것은 욕심이 좀 지나친 것 같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 부분은 뺐으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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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z Aiden and Jean-Baptiste Michel. 2013. Uncharted: Big data as a lens on human culture. Riverhead Books. 212 pages.
저자들은 데이터 과학자들이며, 이 책은 구글의 Ngram Viewer 프로그램을 이용해 언어, 명성, 검열, 기억 등의 주제에 관해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구글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스캔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드는 Google Books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이 책이 쓰일 당시 3천만권의 책을 아카이브하였다. 저자들은 MIT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구글의 책 아카이브에서 특정 단어가 사용된 빈도를 추적하여 사회문화의 변화를 파악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이후 일반인이 웹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Ngram Viewer 프로그램이 구글의 무료 프로그램으로 도입되었다.
그들의 첫번째 분석은 언어의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영어에 일반동사와 불규칙 동사의 차이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인도유러피안 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은 모두 원래 동사들이 불규칙하게 시제 변환을 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500년경부터 -ed 를 붙여서 시제변환을 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이후 이러한 변환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았고, 기존의 불규칙 동사는 점차 규칙 동사로 전환되었다. 현재까지 불규칙 동사로 남아있는 것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사용하는 170개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새로이 상기되기 때문에, 규칙동사로 바뀌는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 Ngram Viewer를 통해 언제부터 사람들이 불규칙 동사를 점차 규칙 동사의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단어가 탄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추적함으로서, 유행과 생활방식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번째 분석은 '명성' fame 의 발전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명성은 데뷔, 도약, 정점 도달, 쇠퇴 라는 생애주기를 보인다. 매년 최고의 명성을 기록한 사람에 대하여, 그들의 명성이 전개된 과정을 분석한 결과, 명성은 데뷔에서부터 정점까지 매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정점을 지나게 되면 서서히 감소한다. 근래로 올수록 데뷔에서 정점에 도달하는 기간이 짧아지며, 과거보다 더 이른 나이에 정점에 도달한다. 분야에 따라 곡선의 모습이 다른데, 정치인이 가장 높은 정점에 도달하며, 가장 늦은 나이에 유명해진다. 반면 연예인은 젊은 나이에 정점에 도달하며 정점이 높지 않다. 한편, 유명했던 사람이나 사건에 대해 Ngram에서 갑자기 빈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통해, 검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세번째 분석은 역사적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집단 기억의 궤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정 사건에 대한 집단 기억은 사건 초기에 강도가 높으며, 일단 고점을 지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곡선을 그린다. 문명의 이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의 경우, 대체로 개발된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야 인식이 확산된다. '진화' 와 같은 단어는 20세기 초반에 정점을 지나 쇠퇴하는 듯이 보이다가, 근래에 들어 더욱 활성화되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간의 행위에 대한 디지털 기억이 넘쳐나고 있다. 사생활이나 저작권의 침해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양의 인간 행위에 대한 기록을 잘 이용한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구글의 Ngram Viewer 프로그램은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컴퓨터 기술에 밝은 젊은 학도들이 번득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본 결과를 가볍게 서술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아직 시작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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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Lieberman. 2013. The Story of the Human Body: Evolution, Health, and Disease. Vintage Books. 367 pages.
저자는 진화 생물학자이며, 이 책은 인간의 진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신체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고, 현대 사회가 인간의 신체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으며,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한다.
유인원의 진화과정에서 현대 인류의 가지가 갈라진 두가지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하나는 두발로 일어서서 다니는 직립보행이며, 두번째는 신체의 다른 내장기관에 비해 두뇌가 지나치게 커진 것이다. 기후 환경의 변화가 이러한 진화를 촉발시켰다. 지구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아프리카의 숲이 줄어들자, 일부 유인원들이 나무에서 내려와 숲을 벗어나 초원 지대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직립보행이 발달하였다. 수렵 채취를 하여 다양한 먹거리 자원을 확보하고, 불을 이용해 음식을 소화하기 쉽게 익혀먹게 되면서, 인류의 내장 기관은 줄어든 대신, 집단적 활동을 위해 요구되는 두뇌 활동이 발달하게 되었다.
농업과 뒤이은 산업혁명은 인류의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농업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농업 사회에서는, 음식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홍수나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해졌으며, 밀집 거주로 인해 질병이 빈발하고, 장시간의 고된 노동 등으로, 삶의 질은 이전 수렵채취 시대보다 열악해졌다. 19세기 산업화로 인구 증가는 지속되었지만, 도시의 삶은 매우 비위생적이고 열악했다. 20세기 중반 이후에야 비로서 선진 산업국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의 질이 수렵채취 시대 사람의 수준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는 사람들의 키의 변화를 통해 확인된다.
인간의 몸은 오랜 기간 동안 수렵채취 단계를 거치면서 그러한 삶의 방식에 맞추어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인간의 몸은 현대 선진 산업사회의 삶의 방식과 맞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현대인은 과거에는 보기 어렵던 다양한 새로운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병을 "부정합 질병" mismatch disease 라고 통칭한다. 당뇨병, 순환기 질환, 암, 허리 통증, 골다공증, 평발, 근시, 치통, 등등. 인간의 내장 기관은 나이가 들면 고장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수렵채취인들에게는 볼 수 없었던 현대인의 새로운 질환은 단순히 노화 때문은 아니다.
수렵채취 시대의 사람과 비교할 때 현대인이 새로이 고생하는 질병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는, 너무 많이 사용하여 문제가 발생한 경우 too much, 둘째는, 사용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disuse, 셋째는,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삶의 방식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novelty 이다. 각각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첫째로 너무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는 과도한 영양 섭취이다. 수렵채취 시대에 만들어진 우리의 몸은 당분과 지방에 대한 갈망이 크다. 현대 선진 사회의 사람들은 당분과 지방을 제한없이 쉽게 획득할 수 있으므로, 그결과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비만 상태이다. 이는 인간의 대사작용에 무리를 초래하여,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을 유발한다. 둘째로, 사용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예는 사람들의 빈약한 운동양이다. 땀을 흘릴 기회가 적고, 하루종일 앉아서 생활하고, 거의 걷거나 뛰지 않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먹고 살기위해 항시 걷고 뛰어야 했던 수렵채취 시대 사람들의 몸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우리 몸이 섭취하는 에너지가 기초대사와 운동을 통해 소모하는 에너지보다 항시 많기 때문에 다양한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며, 근육과 골밀도가 적어 고통을 겪는다. 우리의 몸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때문에 적정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과거보다 적게 사용하는 또다른 예는 현대인들이 애를 적게 낳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들의 일생동안 월경횟수가 크게 증가하여 유방암의 위험이 높아졌다. 세번째 새로운 삶의 방식의 예는 다양한 문명의 이기가 제공하는 지나치게 편안한 생활이다. 실내의 조명에서 문자를 읽는 생활은 근시를 초래했으며, 부드럽게 가공된 음식을 탐닉하는 식생활은 턱과 치아구조를 변화시켜 사랑니 통증을 초래했고, 당분이 많은 음식은 충치를 유발했으며, 의자 생활은 허리 통증을 가져왔으며, 푹신한 신발은 평발의 위험을 높였다.
섬유질이 많고 당분과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으며, 운동을 많이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아는 상식이다. 문제는 현대 산업사회의 생활환경은 이러한 방식의 생활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가져온 대사증후군 등에 대해, 현대 의학은 대체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질병은 수렵채취시절에 만들어진 인간의 유전자와 현대의 생활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므로, 생활환경을 바꾸는 길밖에는 없다. 과학 연구를 통해 치료 기술을 높이거나 교육을 통해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의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해결책은 어떻게 생활환경과 생활방식을 바꾸도록 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저자는 정부의 개입에 의해 간접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너지' nudge 방식을 광범위하게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성인들이 어린이에게 건전한 삶의 방식을 유도하듯이, 성인에 대해서도 그러한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며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세금이나 규제를 통해서 생활환경을 바꾸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바뀌고 부정합 질병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선진 사회의 인구 고령화가 되면서 부정합 질병의 빈도가 높아지고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여 질병의 원인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의 주 연구분야인 인류의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와 농업사회 이후 인간의 부정합 질병에 대한 이야기로 크게 나누어진다. 두가지 이야기의 내용이나 서술 방식이 매우 달라서 두권의 책을 읽는 느낌이다. 후반을 별도의 책으로 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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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e Engeln. 2017. Beauty Sick: How the cultural obsession with appearance hurts girls and women. Harper. 356 pages.
저자는 심리학자이며, 이 책은 그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여성들이 외모에 집착하는 관행의 원인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미국에서 10~30대 연령에 속한 거의 대부분의 여성은 외모에 대해 강박적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간다. 특히 체중에 대한 강박은 심각한 수준으로,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이나 심지어 거식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의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존감이 약하고, 우울증 등으로 고생한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과도하게 신경쓰고 투자하는 것은 다른 생산적 분야에 써야 할 정신적 물질적 에너지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여성이 남성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성과를 덜 내는 원인이다.
여성이 자신의 몸에 집착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 때문이다. 여성은 자신의 몸이 항시 관찰되고 평가되는 환경 속에서 살면서, 이러한 시각을 내면화한다. 미국의 상업적인 대중문화와 광고는 여성의 몸을 대상화(objectification)하는 극단적인 무대이다. 이러한 무대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과 연예인은 통계적으로 예외적 범주에 속하며, 포토샵등으로 조작한 비현실적 몸매을 이상화시킴으로서, 일반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불만족하게 만들어, 화장품이나 다이어트 등의 미용 헬스 용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자극한다.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모든 여성은 각자 자기만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득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왜냐하면 외모에 대한 문화적 기준을 개인의 의지로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고나 티브이에 나오는 미모의 여성들은 예외적이고, 비현실적이고, 상업적 목적을 위해 시청자의 인식을 외곡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해도 역시 도움이 안된다. 미디어의 메시지를 의식적으로 부정한다고 해도, 그러한 미디어의 이미지에 자극받아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몸에 관심이 끌리고, 비교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몸에 대한 관심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몸에 대한 논의를 의식적으로 줄여야 한다. 여성의 몸을 강조하는 광고나 티브이 프로그램을 피하고, 자신이나 남들의 몸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대신 다른 주제에 관심을 높이면 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 인간의 심리적 에너지는 제한된 자원이므로, 다른 주제에 관심을 늘이면, 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몸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꺼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몸을 남에게 보이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는 여성도 남성과 같은 몸에 대한 시각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몸에 대한 집착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는 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그녀들은 어렸을 때 부모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모 자신이 여성의 몸에 집착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하도록 격려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집착이 덜했다. 외모의 사회적 가치는 다른 능력의 가치보다 못하다. 왜냐하면 외모는 일시적이고 관찰자의 시각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은데, 외모는 이러한 중요한 일을 성취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데 관심을 쏟도록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인터뷰 결과를 많이 인용하면서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집착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사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집착은 여성이 남성과 비교하여 사회적 권력의 위계에서 약자에 속하는 데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여러 권력 자원 중 외모는 하나의 권력 자원에 불과하다. 여성이 사회적 위계에서 남성과 대등해 질 때,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집착은 사라질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은 자신의 외모에 신경쓰기는 하지만, 다른 자원에 신경쓰는 것보다 외모에 더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이는 남성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여성이 체중에 강박관념을 가지는 것은, 부분적으로 미국의 음식에 지방과 설탕이 과도하게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미국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마른 몸을 우월하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된 것이다.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는 가난한 나라에서는 마른 몸이 아니라 뚱뚱한 몸을 이상화하는 가치관이 존재한다. 미국인의 3분의 2가 비만이고, 중상층에서만 마른 몸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마른 몸을 유지하는 것이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목표이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차용되고 있다. 요컨대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집착은 불평등 사회에서 보이는 지위에 대한 강박증의 일종이다. 이책에서 많은 여성들의 생생한 경험을 읽는 장점이 있지만, 중복이 많은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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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val Noah Harari. 2018. 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Speigel & Grau. 323 pages.
저자는 역사학자이며, 이 책은 세계가 당면한 현실을 진단하고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은 크게 다섯 개 부분, 2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부에서는 정보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발전이 어떤 문제를 낳는지 설명한다. 많은 인간들의 쓸모없어지며 (irrelevant), 자유와 평등의 이념은 데이타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에서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제2,3부에서는 현재의 정치사회적 쟁점에 대해 그의 생각을 서술한다. 대면관계는 쇠퇴하고 온라인에 매몰된 사회, 편협한 민족주의의 발흥, 근본주의 신자들의 폐쇄적인 태도, 이민자의 문제, 테러리즘, 전쟁의 위험성, 배타적 국수주의, 세속주의 등이 논의된다. 4부에서는 철학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삶을 검토한다. 인간의 무지, 미래 세계에 정의를 판별하기 어려워짐, 거짓 뉴스, 공상과학 영화에 비친 미래, 등이 논의된다. 5부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인간이 만든 추상적인 이야기의 함정, 명상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된 경험, 등이 논의된다.
저자는 그의 첫번째 책 Sapiens 로 엄청난 유명인이 되었으며, 미래 사회를 논의한 Homo Deus 책에서 기술발달로 인간이데이터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을 그렸다. 이 책은 그가 그동안 여러 군데 쓴 에세이를 모아 놓은 것인데, 앞서 두 책에서 서술한 것들이 곳곳에서 반복되며, 별로 새로운 내용은 없다.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상황에 대해 앞의 책들보다 많이 서술한다. 앞의 두 책에서 보지 못한 서술이라고 하면 제 20장 meaning 이 유일한 데, 삶의 의미를 찾는 문제에 대하여 그의 서술의 요점을 파악하기 어렵다. '삶이란 이야기가 아니며 있는 그대로 보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의 바로 전 책이 2년전에 나와서, 새로운 생각을 전개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인 것 같다. 마지막까지 기대를 품고 읽었으나 실망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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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com Gladwell. 2019. Talking to Strangers: What we should know about the people we don't know. Little, Brown and Co.
저자는 저널리스트이며, 이 책은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해, 심리학 연구들을 인용하면서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상대를 속이는 것과 상대의 생각을 읽는 것, 두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상대의 거짓말을 판별하기는 힘들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CIA의 전문가들 조차 상대의 거짓말에 흔히 속아 넘어간다. 인간은 상대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살도록 (default to truth) 진화되었다. 상대에 대한 기본적 신뢰는 인간 사회의 협동을 가능케 하였다. 상대의 거짓으로 입는 피해는 상대를 신뢰하는 댓가로 치르는 비용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상대가 거짓말을 한다고 전제하는 것보다 상대가 진실을 말한다고 전제하고 사는 것이 덜 손해를 본다.
사람들은 상대가 진실을 말한다고 전제하고 살기때문에, 웬만큼 명백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상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은 확증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CIA의 이중스파이가 발각되지 않은 이유, 버니메도프의 폰지 스킴이 발각되지 않은 이유, 필라델피아 팀 코치의 아동성애 도착증이 발각되지 않은 이유, 체조팀 전속 의사의 여성 선수에 대한 성폭행이 발각되지 않은 이유는, 이에 관련된 사람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상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고 해도 이를 확증으로 바꾸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경우에 상대의 거짓이 발각된 것은 거부할 수 없이 객관적으로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었기때문이다.
사람들은 상대를 직접 만나보고, 그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transparency theory), 이는 틀린 생각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정이나 행동으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 형사범에 대해 보석 판정을 내릴 때, 판사가 피고인을 직접 면담을 하고 내린 판결이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컴퓨터가 판정한 결과보다 더 열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니메도프는 그의 철저히 거짓된 투자 행위와는 달리, 매우 예의바르고 신뢰감을 주는 인물이었기에 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그에게 큰 돈을 맡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술에 취했을 때와 같이 비정상적 심리 상태에 있는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하기란 훨씬 더 어렵다. 미국의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파티를 벌이면서 엄청나게 술을 마셔 의식이 분명치 않은 상태에 처한 남녀 사이에 즉흥적인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술에 취한 남성이 술에 취한 여성의 동의를 얻었는지 여부를 판정하기는 어렵다. 여성이 술에 취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의식 상태에 있는 경우, 이러한 여성은 상대 남성의 의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며, 술에 취한 남성 또한 술에 취한 여성이 보내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이 경우 법원은 남성이 여성을 성폭력한 것으로 판정한다. 왜냐하면 여성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모르는 남자와 만나 잠시 술을 마시고 나서 섹스를 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90년대 초반 범죄가 급증하자 경찰은 적극적으로 범죄 행위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하였다. 의심스러운 사람들에 대해 사소한 구실을 트집잡아 검문검색을 하여, 총기나 마약 등을 소지한 사람을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잡아들이는 전략이다. 이는 특히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우범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실행되었는데, 문제는 이러한 검문검색이 경찰에 대한 무고한 시민의 반감을 높일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략은 상대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의심을 전제로 한 대응으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상대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살아가는 것과 정반대이다. 이러한 검문검색 과정에서 상대와의 감정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사소한 검문검색이 상대를 죽이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상대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방향으로 출발하는 것이 얼마나 높은 비용을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텍사스의 한적한 소도시에서 젊은 흑인 여성이 경찰로부터 사소한 구실로 검문검색을 받으면서 감정적 충돌이 격화하여 결국 유치장에서 자살로 마감한 사례를 제시한다.
사람들이 어떤 행위를 할 때, 그것과 연관된 맥락 속에서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coupling). 예컨대 자살을 감행할 때, 자살을 용이하게 하는 수단이 가까이 있으면 자살을 쉽게 저지른다. 자살이라는 엄청난 일은 많은 생각과 고뇌를 거쳐서 감행하는 일이므로, 어떤 편리한 자살 수단이 가까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치 않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영국에서 1960년대에 취사용 연료로 그때까지 사용하던 일산화탄소를 함유한 석탄가스로부터 일산화탄소를 미량 함유한 도시가스로 바꾸었을 때, 여성의 자살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그 증거이다. 자살과 연관된 맥락을 바꾼 결과 자살이 줄어든 것이다. 앞에 언급한 경찰의 적극적인 검문검색을 통한 범죄 예방 효과는, 이러한 치안 전략이 범죄가 빈발하는 지역과 연결될 때만 효과가 있다.
저자는 학술적인 연구 결과를 일상의 사건과 연결시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로 각광을 받았다. 그의 강연을 들으면 그가 천부적인 이야기 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부지런한 탐색과 번득이는 감각을 결합하여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만들어 낸다. 일부의 연구결과를 확대 해석하기 때문에 엄밀한 설득력을 가지지는 않는다. 이야기 꾼답게 그의 글은 정말 술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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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er Heying and Bred Weinstein. 2021. A Hunter-Gatherer's Guide to the 21th Century: Evolution and the Challenges of Modern Life. Swift. 243 pages.
저자는 진화생물학자 부부이며, 이 책은 현생 인류가 오랜 동안 수렵채취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형성된 특질이 20/21세기 현대 문명 사회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서술하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언급한다.
인간의 진화적 적응은 유전자와 문화의 양면에서 전개된다. 동물의 유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지만, 문화를 통해 다양한 상황과 변화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인간은 동물 세계에서 가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데, 이는 인간이 다른 어느 동물보다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유전자와 문화는 상호 작용을 하면서 발전하기 때문에, 소위 "자연과 환경" nature versus nurture 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논쟁은 부적절한 질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환경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반면 인간의 몸은 오랜 동안 수렵채취 단계를 거치면서 형성되었으며 이렇게 빠른 속도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현대인이 사는 환경은 인간의 몸과 맞지 않으므로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기본 원칙으로, 가능한 한 현대 문명의 상황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대신 자연에 근접한 방식으로 생활하도록 노력할 것을 권한다. 의료, 음식, 잠, 섹스와 젠더, 자녀 양육, 관계 맺기, 학교, 등의 주제에 대해 장을 달리하면서 서술한다. 현대 의료 기술의 개입보다는 자연 치유를 권하며, 가공 식품을 멀리하며, 잠을 잘 자는 것을 중요시하며, 남녀간 일생동안 상호 헌신을 수반하는 일부일처제를 권장하며, 여성과 남성은 서로 능력과 성향이 다른 것을 인정하며, 비대면 접촉보다 대면 접촉하는 관계를 권장하며, 학생이 스스로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하고, 어려움에 부닥뜨려 해결책을 스스로 체득하도록 하는 교육을 권장한다.
현대문명은 지속적 성장과 더 많은 소비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비즈니스 세계는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욕망을 자극하지만, 이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본주의 논리와 시장의 힘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부가 적절히 규제해야 한다.
뉴욕타임즈가 추천한 베스트 셀러라고 해서 읽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제목이 그럴듯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지만 결국 실망으로 끝나다. 그들의 주장에 특별한 것이 없으며, 상식적인 지적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논의는 대부분 그들의 전문 분야를 벗어나기 때문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어려웠으리라. 현대 사회는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권하는 대로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우며,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인류의 진화의 과정은 거꾸로 되돌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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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Jones. 2003(1981). The European Miracle: Environments, Economics and Geopolitics in the History of Europe and Asia. 3rd ed. Cambridge. 257 pages.
저자는 역사학자이며, 이 책은 세계사의 핵심 질문인, 서구가 왜 세계의 다른 모든 지역을 앞서 발전하게 되었는지 원인을 찾는다. 자연 환경적인 요인과 제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서구가 아시아보다 앞서 산업화에 성공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서구가 본격적으로 아시아를 앞서게 된 시점은 대략 1500년대, 즉 북서유럽 사람들이 대양으로 나아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양을 거쳐 인도와 중국에 진출하게 된 무렵이다. 1500년대 이전에는 중국 문명이나, 이슬람 문명이 기술적으로 서유럽보다 앞섰으며, 물질적 수준에서도 서유럽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었었다.
서유럽은 아시아의 다른 문명권과 비교하여 인구 출산률이 낮았으며,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았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과 홍수 등 자연 재해가 빈발하였기 때문에 자연출생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로 자녀를 낳는 전략을 택한 반면, 서유럽은 자연재해가 적었으므로 최대 자연출생력에 못미치는 출산 관행이 지배했다. 서유럽에서는 사람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음으로서 출산력을 조절하는 사회관습이 정착했다.
서유럽은 아시아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지 않으므로 인력보다 자본을 더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경제가 발전하였다. 농업이 주였던 시절에, 아시아는 논에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여 생산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서유럽에서는 목초지에 가축을 키우고,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을 투입하여 밭을 경작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이후 서유럽에서 수력, 풍차, 석탄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 즉 생산 과정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서구가 발전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반발이 높았으며,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보수주의가 지배하였다.
1500년대 무렵 유라시아 대륙에는 크게 네개의 문명권, 즉 유럽 문명, 중동의 오토만 제국, 인도의 무굴 제국, 중국의 명나라 제국이 존재했다. 서유럽을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의 다른 문명은 정복 문명이었다. 중동과 인도 및 중국의 원나라와 청나라 제국은 모두 중앙아시아의 초원 지대 유목민들이 남하하여 세운 나라이다. 서유럽은 중앙아시아 초원 지역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유라시아 대륙의 다른 문명과 달리 유목민 약탈자 권력이 닿지 못한 행운을 누렸다. 외부로부터 유입된 정복 세력은 토착인을 최대한 착취 약탈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을뿐, 국가의 생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제를 관리하고 국민을 통치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정복 국가의 국민들은 중앙 집권의 권력에 포획되어 있었으며, 귀족들 또한 권력 집단의 일원으로서 국민을 착취하는 역할만 하였다.
반면 서유럽은 작은 여러 나라로 나뉘어서 서로 경쟁하였다. 유럽의 자연 환경은 산, 강, 바다로 지역을 잘게 나누고 있으며, 북서 유럽에는 숲이 널리 퍼져 있어 지역간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였으므로, 단일 권력이 전 지역을 장악하기 어려웠다. 각각 분할된 지역에 토대를 둔 국가들은 서로간 끊임 없는 경쟁과 협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유지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권력 집단들의 틈바구니에서 상공업자들은 상대적 자율성을 누릴 수 있었다. 서유럽의 권력자들은 자의적으로 상공업을 제한하거나 상공업자의 재산을 몰수하는 식으로 전횡을 부릴 수 없었다. 서유럽의 상공업자들은 자본을 축적하여 재투자하여 성장하는 것이 가능했다. 반면 아시아의 약탈적 정권 하에서 상공업자들은 자본을 모으는 것이 위험했으므로, 조금이라도 돈이 모이면 사치한 생활에 소비하거나, 지주 혹은 관료의 지위로 갈아타려고 노력했다.
서유럽은 작은 나라들로 권력이 분산되어 있었지만, 기독교 문화의 일원으로서 서로 간 어느 정도는 유사했다. 서유럽의 다양한 나라들 사이에 사람들의 이동을 통한 아이디어의 전파가 매우 빨랐다. 한 지역에서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면 서유럽 전체로 곧 퍼졌다. 지역간 언어의 차이가 있지만 유럽 대륙 전체로 지식인들은 라틴어를 사용하였으며, 지역 언어들 사이에 유사성이 높았으므로 다른 언어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 나라의 권력 집단이 자의적 횡포를 부리면, 곧 그 나라의 상공업자와 자본가들은 다른 지역으로 기술과 자본을 들고 이동하여, 그 지역의 세수가 감소하고 군사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각 지역의 권력 집단은 자신의 지역에서 경제가 활발하도록 항시 관심을 기울였다. 상공업자들은 정치 권력 집단에 대해 상대적 자율성을 누렸으므로, 이후 이들이 주도하여 정치 권력을 견제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발달하였으며, 상공인들의 경제활동을 돕기위해 도로를 닦고 상공업의 규칙을 관리하는 등으로 국가가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국가 service state 로 발전하였다.
저자는 서유럽이 1500년경 무렵에 세계를 앞서게 된 것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 1400년경 혹은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점차로 배경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정치권력이 상공업자의 자본을 자의적으로 탈취하지 못하는 관행은 1200년경 이탈리아에서 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의 독립적인 존재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아시아와 비교하여 볼 때 서유럽에서는 1500년 이전부터 상공인의 사유재산을 존중하는 관행이 자리잡은 것이다. 중세시대에도 교회와 왕으로 권력이 나누어져 있었기 때문에, 왕은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데 제한이 있었다. 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전통은 영국에서 1300년대 후반 세금을 내는 상공인과 지주가 왕에게 압력을 가해 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문서인 마그나 카르타를 받아내었으며, 서유럽 전지역에서 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의회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중동이나 인도 문명은 역병의 피해를 자주 많이 받았으나 국가가 역병의 확산을 제한하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반면,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국가가 주도하여 방역을 하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중국에서는 명나라 이전 서유럽보다 발달했던 생산 기술과 항해 기술을 국가가 금지하여 이후 기술이 퇴화하였다. 이는 중앙 관료들 사이의 권력 다툼과 보수 세력의 변화에 대한 저항이 이겼기 때문이다. 반면 서유럽에서 보수세력의 변화에 저항하는 힘은 중국만큼 크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신기술의 도입을 금지하였다고 해도 이웃나라가 버티고 있으므로 이러한 명령은 실제로 엄격히 지켜지지 못했다.
서유럽은 물론 아시아 전체적으로 1000년대 이래 인구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증가하여 기존의 생산수단에 비교하여 인구압력이 계속 높아졌다. 1300년대 중반 페스트가 창궐하여 인구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지만 100년도 못되어 다시 인구가 증가하였다. 서유럽과 중국은 높아진 인구압을 배출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서유럽에서는 농업 기술의 발전 및, 1500년대 이래 아메리카 대륙 등 식민지 개척으로 높아진 인구 압력이 분출될 탈출구가 마련되었으며, 이는 새로운 시장의 확대 등으로 자본주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한편 중국은 명나라 이래 남쪽 지역으로 경작을 확대하여 높아지는 인구압을 배출하였다. 중국에서는 논농사 지역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 없이 인구를 많이 투입하여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한 반면, 서유럽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농업과 이후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가 발전하였다. 즉 중국에서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의 외연적 확대가 이루어졌으나 생산성의 향상은 높지 않았던 반면, 서유럽에서는 인구 증가와 더불어 기술 발전과 자본 투입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의 향상이 함께 갔다.
중국에서 새로이 개척할 땅이 다했을 때, 결국 권력 집단은 국민을 더 가혹하게 탈취하고 국민들은 참다참다 결국 폭발하여 정권이 교체되지만 이러한 사이클은 반복되었다. 중국의 청나라 시절 연거퍼 발생한 대규모 민중 봉기와 엄청난 인명 피해의 배경에는 이러한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이는 새로이 개척할 땅이 없었던 중동의 오스만 제국이나 인도의 무굴제국이 간 길이기도 하다. 반면 서유럽은 인구 증가와 생산성의 향상 및 식민지로의 인구 배출이 함께 전개되었기 때문에 엄청난 인명 피해를 동반한 민중의 대규모 반란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책은 세계사의 핵심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의 학술적 논의를 비판적으로 낱낱이 검토하면서 저자의 주장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교양서로 읽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저자의 글 쓰는 방식 역시 축약적이고 복합적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주제와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논의가 균형되고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읽기는 어려웠지만 영양가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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