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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해당되는 글 4건
2023. 8. 15. 11:51

Erez Aiden and Jean-Baptiste Michel. 2013. Uncharted: Big data as a lens on human culture. Riverhead Books. 212 pages.

저자들은 데이터 과학자들이며, 이 책은 구글의 Ngram Viewer 프로그램을 이용해 언어, 명성, 검열, 기억 등의 주제에 관해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구글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스캔해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드는 Google Books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이 책이 쓰일 당시 3천만권의 책을 아카이브하였다. 저자들은 MIT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구글의 책 아카이브에서 특정 단어가 사용된 빈도를 추적하여 사회문화의 변화를 파악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이후 일반인이 웹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Ngram Viewer 프로그램이 구글의 무료 프로그램으로 도입되었다.

 그들의 첫번째 분석은 언어의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영어에 일반동사와 불규칙 동사의 차이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인도유러피안 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은 모두 원래 동사들이 불규칙하게 시제 변환을 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500년경부터 -ed 를 붙여서 시제변환을 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이후 이러한 변환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았고, 기존의 불규칙 동사는 점차 규칙 동사로 전환되었다. 현재까지 불규칙 동사로 남아있는 것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사용하는 170개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새로이 상기되기 때문에, 규칙동사로 바뀌는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 Ngram Viewer를 통해 언제부터 사람들이 불규칙 동사를 점차 규칙 동사의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단어가 탄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추적함으로서, 유행과 생활방식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번째 분석은 '명성' fame 의 발전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명성은 데뷔, 도약, 정점 도달, 쇠퇴 라는 생애주기를 보인다. 매년 최고의 명성을 기록한 사람에 대하여, 그들의 명성이 전개된 과정을 분석한 결과, 명성은 데뷔에서부터 정점까지 매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정점을 지나게 되면 서서히 감소한다. 근래로 올수록 데뷔에서 정점에 도달하는 기간이 짧아지며, 과거보다 더 이른 나이에 정점에 도달한다. 분야에 따라 곡선의 모습이 다른데, 정치인이 가장 높은 정점에 도달하며, 가장 늦은 나이에 유명해진다. 반면 연예인은 젊은 나이에 정점에 도달하며 정점이 높지 않다. 한편, 유명했던 사람이나 사건에 대해 Ngram에서 갑자기 빈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통해, 검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세번째 분석은 역사적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집단 기억의 궤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정 사건에 대한 집단 기억은 사건 초기에 강도가 높으며, 일단 고점을 지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곡선을 그린다. 문명의 이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의 경우, 대체로 개발된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야 인식이 확산된다. '진화' 와 같은 단어는 20세기 초반에 정점을 지나 쇠퇴하는 듯이 보이다가, 근래에 들어 더욱 활성화되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간의 행위에 대한 디지털 기억이 넘쳐나고 있다. 사생활이나 저작권의 침해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양의 인간 행위에 대한 기록을 잘 이용한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구글의 Ngram Viewer 프로그램은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컴퓨터 기술에 밝은 젊은 학도들이 번득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본 결과를 가볍게 서술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아직 시작 단계이다. 

2022. 1. 31. 17:42

Thomas Watson Jr. 1990. Father, Son & Co.: My life at IBM and beyond. Bantam book. 446 pages.

저자는 IBM 회사의 2대 회장이며, 이 책은 IBM 회사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에서 인간적 삶에 촛점을 맞추어 쓴 자서전이다.

저자의 아버지, 즉 IBM의 창업자는 1900년대 초반 저울과 시계를 제작 판매하는 작은 회사의 세일즈맨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제품이던 기계식 계산기의 중요성을 일찌기 간파했다. 그는 회사를 인수하고 기계식 계산기 사업을 크게 일으켰, 저자가 아버지가 일군 회사에 들어갈 무렵에는 상당한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저자는 학창시절 별로 우수한 학생이 아니었으며, 아버지의 연줄로 브라운 대학에 간신히 입학하였다. 대학시절 학교생활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여자와 파티를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으며, 자신의 미래에 불확실한 불안감으로 가득찼다. 대학 졸업후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기 조종사가 되었으며, 장군의 눈에 들어 러시아를 횡단하는 미션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

전역후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가 아버지의 밑에서 회사 경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회사가 기계식 계산기에 주력하던 시절, 일찌감치 전자식 계산기, 즉 컴퓨터의 잠재력에 눈떴다. 아버지를 포함한 회사의 기존 경영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의 미래를 컴퓨터 분야로 전환하는데 성공함으로서 독립적 경영 능력을 입증하였다. 컴퓨터가 개발된 초기 단계에, 마침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여 컴퓨터에 대한 정부 수요가 급속히 늘어난 기회를 IBM은 공격적으로 포착하였다. 저자의 판단은 맞아떨어져, 정부의 대규모 수요 덕분에 IBM 은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먼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였으며, 이후 민수용 컴퓨터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다. IBM은 1950~1960년대에 컴퓨터 확산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였다. 

저자의 아버지, 즉 1대 창업자는 노년이 되어서도 회사의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려 하지 않았다. 저자와 아버지는 둘다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회사 경영을 둘러싸고 부딛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였다. 결국 아버지가 죽기 바로 직전에야 아버지로부터 최고 경영자의 지위를 물려받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저자의 남동생이 IBM 의 해외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록 조정하였다. IBM은 그러한 아버지의 조치와 동생의 유능한 경영 능력 덕분에 미국내의 사업 못지 않게 해외 사업이 별도로 큰 규모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는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저자와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남동생 간에 간극을 만들었으며, 남동생이 저자보다 먼저 죽을 때까지로 둘 간에 감정적 거리를 지속하였다.

저자는 50대 중반에 심장마비 증상을 겪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은퇴하였다.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스트레스가 그의 건강을 악화시켰음을 깨닫고, 은퇴 이후에는 한동안 요트를 타고 비행기를 조정하면서 여행을 다녔다. 한편, 그는 기업가로는 드물게 진보적 이념의 소유자였으므로,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 정치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1970년대 연방 정부의 핵무기 관련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맡았으며, 이후 그의 공적 역할은 카터 대통령 시절 소련 대사직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 기업가의 성장 과정을 회사와 인간적인 면모의 양쪽에서 비교적 솔직히 서술한다. 미국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성공한 사람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건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경쟁을 추구하는 냉혹한 기업가의 면모가 가끔씩 엿보이나, 자서전 답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려진다. 대부분의 큰 성공이 그러하듯, IBM의 성장 역시 시대의 변화가 제시하는 중요한 기회를 포착한 것이 핵심이었다. 저자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으며, 거대한 기업을 일구고 운영하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곳곳에서 미국의 상류층 생활 방식을 읽을 수 있다. 그는 돈과, 지위, 명예, 권력, 요트, 별장, 비행기, 아름다운 아내, 많은 자식,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을 얻은 사람이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2020. 12. 1. 18:19

Walter Isaacson. 2014. The Innovators: how a group of hackers, geniuses, and geeks created the digital revolution. Simon & Schuster. 488 pages.

저자는 과거에 시사주간지 타임즈의 편집장을 지내고 전기작가로 몇권의 베스트 셀러를 냈다. 이 책은 컴퓨터와 연관된 처음부터 최근까지의 역사를 사람 중심으로 풀어쓴 글이다. 이야기는 19세기 중반 바이런 시인의 딸인 아다 러브레이스로 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시적인 감성과 과학에 대한 열정이 결합된 여성으로, 그당시 화제를 모았던 찰스 베비지의 계산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19세기 말에 자카드기 방적기에서 아이디어를 딴 펀치카드 시스템을 적용한 계산기가 인구센서스를 집계하였다.

컴퓨터의 발명은 2차세계대전의 소산이다. 전쟁중에 적군의 암호를 풀 목적으로 미국과 영국은 독자적으로 컴퓨터를 발명했다. 필요와 능력과 자원이라는 삼요소가 결합되었을 때 발명이 이루어진다. 관련 아이디어가 이미 돌아다니고 있을 때, 발명가는 이를 구체화시킨다. 어떤 발명에나 공을 이룬 인물은 있지만, 대부분의 발명은 집단적 노력의 소산이다. 특히 두 사람이 결합하여 효율적인 팀을 만들었을 때 좋은 발명품이 나온다. 반도체, 집적회로, 소프트 웨어, 퍼스널 컴퓨터가 그러한 두명의 뛰어난 팀들의 소산이다.

1940년대에 컴퓨터가 발명되었으며, 1950년대에 반도체가 발명되고, 1960년대에 집적회로가 발명되고, 1970년대에 퍼스널 컴퓨터가 발명되고, 1980년대에 일상 업무에 컴퓨터가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 웹과 검색엔진이 발명되었으며, 21세기에 들어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디지털 혁명의 공통점은 엔지니어가 변화를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세일즈맨이나 금융맨이 주도했다면 이러한 비약적인 발명은 가능하지 않았다. 상상력이 풍부한 엔지니어가 미래를 예상하고 열정적으로 만들어냈다. 정부의 지원, 시장의 이윤 동기, 자원봉사자의 헌신이라는 세가지의 상이한 방식이 모두 적용되면서 발명을 이끌어 냈다. 어느 한 방식만 지배했다면 이러한 변화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은 컴퓨터와 관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커버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서술이 산만하고 지루했다. 무척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였으며, 등장인물의 성격과 에피소드 중심으로 서술한 점에서 전기 작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디지털 혁명 자체에 촛점을 맞추었으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매우 다른 책이 되었겠지만.

2010. 8. 15. 14:38
  몇년 전만 해도 전자책이라고 하면 기술에 미친 사람이나 시험적으로 사용해보는 것으로 알았다. 미국 신문에서 근래까지 아마존의 킨들이라는 전자책 실험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지 회의적이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이유를 먼저 앞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그런데 소개하는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다섯달 동안 시장에서 거래된 책 중 8.5%가 전자책이었다고 한다. 앞으로 삼사년 내에 전자책 시장은 4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말 빠른 변화의 속도이다. 불과 15년전에만 해도 인터넷을 들어보지도 못했으며, 구글이라는 검색엔진은 불과 10년전에 처음 나타났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은 이제 6년째이며, 트위터는 2~3년 밖에는 안된다. 블랙베리라는 스마트 폰이 몇년 됬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일반 사람이 전화기로 인터넷을 이용한 것은 이삼년전에 나온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일 것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있을까? 대답은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과거 기술에 익숙한 사람은 과거의 기술을 계속 이용하는 관성을 지속한다. 생존의 위협 앞에서 마지못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리 해도 새로운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생활하고 일하는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결국에는 새로운 기술을 익숙하게 사용하면서 성장한 새로운 세대가 이들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은 본격적으로 발휘된다.

  나는 컴퓨터 1세대이다. 대학교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했으며, 윈도우 이전 운영체제인 도스 프로그램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씨름했었다. 90년대 후반 홈페이지라는 것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html언어로 직접 타이프 치면서 나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요즈음 이미지 중심의 컴퓨터 사용이나, 이동성 중심의 인터넷 활용이나, 일 이외의 용도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는 친숙치 못하다. 먹고살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부지런히 쫒아가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몸과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나는 아무래도 문자 중심의 컴퓨터 사용,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인터넷 활용, 일을 하는 도구로서 컴퓨터와 인터넷 세대에서 벗어날 수없다. 그렇다면 현재 하고 있는 블로그는? 아무래도 일 쪽이다. 놀면서까지 컴퓨터 앞에 있고 싶지는 않기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마도 10년 이내에 전자책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변화 수용 속도는 정말 감탄할만 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잘 이용하는 체 해야 할 것이다. 나도 조만간 전자책을 많이 읽게 되겠지만 얼마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을 위해서라면 전자책도 마다하지 않겠지만, 놀면서 흥미로 읽을 때는 종이책을 고집하면서 살다가 죽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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